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잇따른 강경 메시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전문가들은 `연말 시한' 안에 미-북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연이은 북한의 대미 경고 메시지에 대해 ‘압박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양측 사이에 상당한 의견 교환이 있었던 만큼, 당시 북한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이라는 전방위적 대미 압박이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시간 게임'에서 쫓기는 것은 북한이라며, 미국과의 협상 국면이 파기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좋을 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군사훈련이 북한에 그렇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한국이든 미국이든 명분만 있으면 입장 변화를 요구하는 거죠. 연합훈련 중단이라고 해서 그럼 북한이 말하는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에 협상에 나와야 되는데 더 큰 새로운 명분을 만들어내는 거죠. 그것은 결국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하고, 미국이 받아들이라는 압박전술로 볼 수 있어요.”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김진무 교수는 미국이 기존 입장을 어느 정도 후퇴시켜 새로운 협상 방안을 들고 나오면 대화에 임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 국내정치는 물론 한-일 관계, 미-중 관계 등 한반도 정세를 살피며 자신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단거리 미사일 도발 등에 관대한 반응을 보이면서 어떻게든 북한을 협상에 끌어들여 성과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온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북한 입장에서 그렇다면 자기들의 스탠스, 그동안 고수해온 단계적인 협상 방안을 미국이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협상이 진행되길 내심 기대하고 있거든요. 그 기대라는 것은 미국이 입장을 양보해야 된다는 것이고 미국이 북한에게 상당 부분 기존의 입장을 양보하면서 협상에 나올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미국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거죠. 우리는 협상을 할 준비가 돼있다”
고려대 북한학과 임재천 교수는 일단 북한이 원하는 것은 대북 제재 해제라며, 미국이 입장 변화를 보일 때까지 이러한 전방위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말했습니다.
특히 연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 유지를 원하는 만큼 계속해서 미국에게 자신의 체면을 세울 수 있도록 여러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임재천 교수] “데드라인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내년에 미국이 전향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다른 식의 방향을 찾아야 되거든요. 김정은 위원장도 부담스럽죠.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관계를 잘 터놓았잖아요. 그것을 완전히 무효화시키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런 상황에서 시한을 언급하기는 했는데 그대로 가자니 체면도 안 서고 그러니까…”
임 교수는 미-북 정상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보다는 서로 ‘체면 차리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이 북한 비핵화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연말 시한 내에 미-북 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양측 모두 비핵화에 대한 모종의 성과를 도출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양 정상 사이에 아직은 케미가 맞고 신뢰가 있으니, 북측도 이게 완전히 결렬된다는 것은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거겠죠. 일단은 남은 기간에 노력해서 3차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보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도 협상 시한이 지난다고 해도 북한이 선뜻 도발 카드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미-북 실무 협상은 물론 내년 초 3차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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