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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홍콩 인권법 만장일치 가결...엠네스티 "이란 반정부 시위 사망자 100명 이상"


19일 홍콩 경찰에 포위된 홍콩 이공대학 내 시위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평화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홍콩 경찰에 포위된 홍콩 이공대학 내 시위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평화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상원이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지난주 이란에서 유류 인상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 진압 과정에서 적어도 100명 이상 사망했다고 국제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볼리비아에서도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반정부 시위 과정 중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상원이 홍콩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고요.

기자) 네, 미국 연방 상원이 19일 홍콩의 인권 보호를 위한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상원의 이날 표결은 구두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법안은 미국 국무부가 1년에 한 번씩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누릴 수 있는지 결정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또, 홍콩의 기본적인 자유를 억압한 데 대해 책임이 있는 인물에 대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의 특별지위라는 게 뭔가요?

기자) 미국 정부는 지난 1992년 '홍콩정책법'을 제정해, 중국 본토와는 달리 관세와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해왔습니다. 이 홍콩 특별대우는 홍콩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되는데 큰 기여를 했는데요. 하지만 홍콩정책법은 홍콩의 자치 수준이 특별대우를 누릴 만큼 충분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행정명령 등을 통해 특권을 일부 또는 전부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원이 이날 홍콩과 관련된 또 다른 법안도 표결에 부쳤다고요.

기자) 네, 상원은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용으로 쓸 수 있는 최루탄, 고무총, 전기 충격기 같은 특정 장비의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역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는데요. 중국의 보복 위협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대중국 강경파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하원에서도 홍콩 관련 법안이 통과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하원은 지난달 15일 비슷한 내용의 자체 법안을 역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는데요. 상원과 하원은 앞으로 서로 다른 내용을 조정해 최종 법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입니다. 법안이 제출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간의 검토 끝에 법안에 서명하거나 거부해야 합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백악관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지 안 할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한데요. 로이터 통신은 정부 당국자의 최근 말을 인용해, 대통령이 아직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됐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입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중국은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때문에 홍콩인권법안 서명을 둘러싸고 백악관 내부에서 홍콩 인권법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과, 지금이야말로, 홍콩의 인권과 지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때라고 주장하는 측 간에 격렬한 충돌이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홍콩은 중국에 속하며, 홍콩에 관한 것은 중국의 내정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또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가 외유 중임에 따라, 대사 직무를 대행하는 윌리엄 클레인 주중 미국대사관 공사 참사관을 불러 강하게 항의했는데요. 법안이 입법화되지 못하게 막을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자국의 주권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 강한 반격 조처를 취할 것이며 미국은 그에 따른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홍콩의 시위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홍콩 경찰이 '홍콩이공대학교'를 나흘째 전면봉쇄하고 있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홍콩의 명문대학교인 홍콩이공대학교를 거점 삼아 시위를 벌여왔는데요. 경찰이 물대포와 진압용 탱크 등을 동원해 학교를 에워싸고 포위 작전을 펼치면서 건물 안에 갇힌 상황입니다.

진행자) 지금 얼마나 많은 시위자가 학교 안에 있습니까?

기자) 당초 600~700명 정도의 시위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은 100명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시위자들은 경찰이 학교를 전면 봉쇄하자, 밧줄을 이용하거나 하수도를 통해 탈출을 시도했는데요. 대부분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홍콩 경찰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1천100여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부분에게는 폭동과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홍콩 당국은 18세 미만 시위자는 신원 파악 후 일단 귀가 조처한 후 나중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6일 이란 북부 사리에서 정부의 유류 값 인상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지난 16일 이란 북부 사리에서 정부의 유류 값 인상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에서도 지난 주말 대규모 시위가 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100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이란에서 지난 주말 유류 인상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는데요. 이란 보안군이 시위자들을 강경진압하는 과정에서 100여 명이 사망했다고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이 19일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어떤 근거를 통해 이같은 사망자 집계를 내놓은 걸까요?

기자) 앰네스티는 사실로 확인된 동영상과 목격자들의 증언 등 믿을만한 보고를 검토해, 최소한 21개 도시에서 적어도 10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요. 입수된 영상에는 보안군들이 총기와 최루가스, 물대포 등을 사용해 시위대들을 폭력적으로 해산하는 모습, 저격수들이 지붕위에서 군중을 향해 총을 쏘는 모습, 헬리콥터에서 저격하는 정황 등이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도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하긴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망자는 5명뿐이며 그중 4명이 이란 보안군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만일 이렇게 훨씬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확인될 경우,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시위가 벌어질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이란은 인터넷이 차단된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인터넷을 전면 차단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구글, 야후 등 국제적인 검색사이트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특히 최근 시위의 소통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인터넷 사회연결망서비스는 물론 왓츠앱 등 상당수 이란 국민이 쓰고 있는 메신저 사용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가 왜 이런 조처를 하는 겁니까?

기자) 잘못된 정보를 통해 소요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란 정부는 또 지난 주말 시위는 외국의 적들이 부추겨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시위가 당초 유류 인상 때문에 촉발된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정부는 지난 15일, 휘발유 가격을 50% 기습 인상했습니다. 리터당 13센트 인상한 셈인데요. 이에 항의해 16일과 17일 이란 100여 개 도시와 마을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은행과 주유소, 정부 기관들을 습격, 방화하기도 했는데요. 시위가 촉발된 계기는 유류 인상이었지만, 그동안 경제적 어려움으로 민생고를 겪던 이란 국민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란 정부는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란 정부는 시위를 폭동으로, 시위대는 폭도로 규정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등 외부 세력의 사주를 받은 불순분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 관영매체는 이번 시위로 1천 명 이상 체포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이란 정부는 이제 사태가 진압됐으며 전국적으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사태를 애써 축소하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이란 대통령이 20일, 이번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고 하는데,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소요사태의 배후에 외국의 불순분자들이 개입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 국민은 또다시 승리했다며 이란은 결코 외국이 이익을 얻도록 두지 않을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20일 볼리비아 군인들이 엘알토의 센타카 공장을 봉쇄했다.
20일 볼리비아 군인들이 엘알토의 센타카 공장을 봉쇄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남미 국가 볼리비아에서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일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전격 사임하면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됐던 볼리비아의 정정 불안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볼리비아 제2의 도시인 엘알토 인근에 있는 '센카타' 가스 공장을 1주일 넘게 봉쇄하면서 혼란 양상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봉쇄한 센카타 가스 공장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볼리비아의 행정수도인 '라파스'에 가스를 공급하는 국영 공장인데요. 하지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공장 주변에 자동차와 타이어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봉쇄하면서, 라파스시는 지난 며칠간 가스 공급이 제대로 안 돼 극심한 연료 부족 사태를 겪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라파스로 가는 주요 도로도 봉쇄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차량을 이용해 라파스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면서 물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현재 라파스 시내 주유소들은 거의 문을 닫았고요. 생필품도 부족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볼리비아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볼리비아 국방부가 봉쇄를 풀기 위해 19일 군인과 경찰 병력을 투입하고 장갑차와 헬기를 동원했는데요. 시위자들은 공장 벽을 폭파하고 공장으로 돌진했다가, 군에 의해 밀려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3명에서 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목격자들은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볼리비아 국방부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페르난도 로페스 신임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군인들은 시위대를 향해 단 한발의 실탄도 쏘지 않았다며 부인했습니다. 볼리비아 당국은 정확한 요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볼리비아는 누가 정국을 이끌고 있습니까?

기자) 자니네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지난 13일,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과도 정부를 출범시킨 상황입니다.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는 부통령과 상원의장, 하원의장 등이 줄줄이 사임해 공석이 됐기 때문인데요. 볼리비아 헌법재판소는 아녜스 부의장을 볼리비아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고요. 아녜스 임시 대통령은 정국 안정을 위해 조만간 대통령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약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사임을 발표한 다음 날, 이웃 나라인 멕시코로 전격 망명했는데요. 이에 대해 '야반도주'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도주한 것이 아니라면서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볼리비아로 돌아갈 거라고 주장했는데요. 지난주 미국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과의 인터뷰에서도 남은 임기를 마치기 위해 볼리비아로 돌아갈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볼리비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새로운 후보로 새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모랄레스 대통령이 전격 사임하게 된 배경이 바로 대선 때문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볼리비아는 지난달 20일 대통령 선거를 치렀습니다. 볼리비아를 14년간 이끌었던 모랄레스 대통령이 4선 연임에 도전해 승리를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석연치 않은 개표 과정에 야권 지지자들이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고요. 볼리비아군과 경찰도 모랄레스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면서 결국 지난 10일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모랄레스 지지자들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며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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