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고, 대인지뢰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노르웨이 민간단체가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5년 사이 대인지뢰를 사용한 전 세계 세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노르웨이의 민간단체인 ‘노르웨이 피플스 에이드’가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대인지뢰 제거를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는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정확한 지뢰 매설 실태는 알 수 없지만, 한반도 비무장지대는 전 세계 지뢰 매설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지난 2006년 자국 영토에 지뢰가 매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대인지뢰를 사용한 나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2015년 비무장지대 판문점 인근에서 북한의 지뢰에 한국군 병사 2명이 크게 다친 사례와 이듬해 8월, 유엔군사령부가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측 지역에서 지뢰 여러 발을 포착한 정황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남북한은 지뢰지대 표시 지도가 있지만, 폭우나 홍수 등으로 지뢰가 떠내려오거나 유실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남북한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 철거 작업에 착수한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북한이 이 지역에 매설된 지뢰 636개를 제거한 데 주목하면서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로 시작된 지뢰 철거 작업이 추가 진전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고 소개한 겁니다.
북한은 앞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막한 ‘대인지뢰금지협약 4차 평가회의’를 앞두고 제출된 보고서에서도 대인지뢰를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나라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지난 회의 이후 시리아, 미얀마와 함께 북한의 새로운 대인지뢰 사용 정황이 포착됐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내 지뢰 관련 담당 부서나 정책이 없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33개 나라 가운데 미국과 한국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협약 관련 회의에 참가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대인지뢰의 생산과 비축, 사용, 이전을 금지하는 이 협약은 지난 1997년 체결됐으며, 1999년 40개 나라가 비준하면서 효력이 발생했습니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쟁 이후 대인지뢰를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과 함께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의 남침 억제 효과를 이유로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국제지뢰금지운동’ ICBL은 한국 비무장지대 DMZ 일대에 지뢰 200여만 발이 매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뢰 매설 밀도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한반도에서의 지뢰는 DMZ뿐 아니라 군사분계선과 민간인통제선 일대 곳곳에 분포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내 지뢰를 모두 제거하려면 적어도 20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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