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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공관 활용한 상업활동 여전”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 건물 주변에 인공기와 '시티 호스텔 베를린' 간판이 걸려있다.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 건물 주변에 인공기와 '시티 호스텔 베를린' 간판이 걸려있다.

전 세계 북한 자산을 찾아 북한에 책임을 묻겠다는 오토 웜비어 부모의 발언을 계기로 북한의 해외 자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숨겨진 북한의 해외 자산을 찾아내는데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오토 웜비어 아버지] “My mission would be to hold North Korea responsible, to recover and discover their assets around the world.”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풀려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가 세계 곳곳에 숨겨진 북한의 자산을 찾아내 법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겠다며 나섰습니다.

웜비어 씨 부부는 우선적으로 독일의 호스텔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폴란드 내 북한 자산을 지목했습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 프레디 웜비어와 신디 윔비어 씨가 지난 22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 프레디 웜비어와 신디 윔비어 씨가 지난 22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독일의 호스텔은 물론, 루마니아, 불가리아, 폴란드 내 운영 중인 임대업을 확인했습니다.

이 사업들은 모두 현지 북한대사관 관할 지역 내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관 주소로 등록돼 있는 북한과 러시아 간 합작회사와, 파키스탄 외교공관도 비슷한 형식으로 운영 중입니다.

특히 파키스탄 공관의 경우, 북한이 불법 주류를 취급하는데 사용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와 인권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입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The potential for their embassies to be running businesses is not only high, but much more likely than not. For years, there have been reports that North Korean embassies are expected to self-finance, in other words, to find ways to earn income and pay their own expenses.”

북한의 해외공관들은 운영자금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이 공관을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의 해외 자산은 북한의 정상적인 외교 활동으로 둔갑하거나,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주재국이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웜비어 씨 부부가 거론한 스위스 은행계좌와 집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 내 은행계좌와 집은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웜비어 씨 부부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평탄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먼저, 북한이 북한인이 아닌 현지인의 이름을 불법 차명해 해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찾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또, 설사 북한의 자산이 발견된다고 해도 압류 대상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웜비어 씨 부부가 중대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They are going to have to overcome some significant challenges, starting with the fact that not all foreign countries are going to be eager to recognize the judgement against a foreign government in an American court.”

우선 미국 법정에서 외국 정부에 불리하게 나온 판정을 다른 나라들이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지난 2005년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제재에 관여했던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은 다른 나라의 협력을 얻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애셔 전 선임자문관] “The challenge for the Warmbier family is getting the countries where the North Korean money appears to be located to cooperate. You know North Koreans are smart. They have always gone to money-laundering safe havens, like Switzerland and Russia.”

북한 사람들은 언제나 돈 세탁이 가능한 스위스나 러시아와 같은 나라에 자산을 숨겨두고 있고, 북한의 돈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나라의 협력을 얻어내는 게 과제입니다.

애셔 전 선임자문관은 북한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노동당 39호실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된다며, 유엔 등 차원에서 웜비어 씨 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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