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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다가온 연말 시한, 총공세 펼치는 북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초대형방사포의 연발사격을 참관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29일 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초대형방사포의 연발사격을 참관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29일 전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미국을 겨냥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에는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기도 했는데요, 미국은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면서,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인 가운데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20일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최 제1부상은 러시아 외교부 관리들과의 면담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미국과의 핵 협상뿐 아니라 정상회담에도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선희 제1부상]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 위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이게 제 생각입니다. 정상회담도, 수뇌급 회담도 그렇게까지 우리한테는 흥미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같은 날 워싱턴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자신의 협상 상대로 최선희 제1부상을 지목했습니다. 비건 지명자는 이날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서 자신이 미-북 핵 협상을 계속 맡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비건 지명자] “The person who needs to negotiate with me in North Korea is the first Vic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Choe Son Hui.”

트럼프 대통령이 전권을 맡긴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이 신뢰하는 최선희 제1부상이 직접 나서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비건 지명자는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려면 그에 앞서 실무 협상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무 차원에서의 ‘합의’나 ‘합의에 가까운 성과(Near Deal)’가 있어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비건 지명자] “The President expressed we should have a deal or a near deal in order to ensure such a summit actually.”

비건 지명자는 또 ‘기회의 창’도 강조했습니다. "기회의 창이 아직 열려있다"는 말을 5차례나 하면서 북한이 이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한 달 간 북한을 다시 미-북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여러 유화적인 손짓을 평양으로 보냈습니다.

지난 14일께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제3국을 통해 북한에 서한을 보내 12월 중 다시 만날 것을 제의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15일 서울에서 열린 미-한 연례안보회의 (SCM)를 계기로 올해 계획된 연례 미-한 연합공중훈련의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위터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신속하게 행동해 합의를 이뤄야 한다”며 “곧 만나자(See you soon!)”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추가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밝힌 겁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적잖이 부정적입니다.

북한은 18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로 발표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에게 무익한 그런 회담에 더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19일에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 대화는 언제가도 열리기 힘들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인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통일안보센터장은 북한이 미국을 좀더 압박해 양보를 받아 내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북한은 미국의 보다 양보된 타협안을 받아내 실무 협상을 타결해 정상회담으로 가려는 의도이기 때문에 단순히 연합군사훈련 중단 정도의 양보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고..”

이렇듯 미-북 간 긴장이 계속되면서 사태가 풀리지 않자 중국, 러시아, 한국 등 주변국이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러위청 부부장은 25일 모스크바에서 기자들에게 한반도 핵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해 관련국들에 회람하고 의견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선희 제1부상도 지난 20일 러시아를 방문해 나흘간 머물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마련한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비건 대표는 26일 러시아 외무차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최선희 제1부상의 모스크바 방문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비건 대표와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한반도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은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비건 대표 등과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연철 장관입니다.

[녹취: 김연철 장관] “금강산은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이자 남북 주민들의 만남과 소통의 현장이었습니다. 변화된 조건과 환경을 고려하면서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와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28일 오후 함경남도 연포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은 올해 들어 13번째입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이 계산법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이미 최후통첩을 했다며, 이번 발사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박사] ”In regard with ultimatum he has made the ultimatum in May..”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발사로 인해 미-북 실무 협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박사] ”북한이 연이어 도발을 하면 그 가능성은 줄어 들겠죠, 그러나 여전히 실무 협상 개최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다만 북한이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정치적 도발을 계속하다고 있다고 봅니다.”

반면 미국의 또 다른 한반도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외화난 등 북한의 경제 상황이 상당히 나쁘다며, 북한이 적당한 기회를 봐서 미-북 실무 협상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I think 60% is good chance they have working level talks..”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와 맞물려 이뤄진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탄핵 조사로 정치적 궁지에 처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떤 결심을 할지 여부가 향후 미-북 관계의 가장 큰 변수라고 신범철 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박사]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 왜냐면 북한이 내년에 군사적 도발을 강화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으로부터 대북 외교에 실패했다는 비난을 받게 되는데, 그런 부담감 때문에 약간 양보할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그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래리 닉시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으로 인해 정치적 위상이 약화됐다며, 북한에 큰 양보를 하거나 지난번 하노이 정상회담 같은 성과 없는 회담을 시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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