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또다시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건 2020년이 ‘큰 해’가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북한의 큰 정책 변화를 앞둔 전조라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눈 덮인 백두산을 등정한 김정은 위원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김정은, 말을 타고 ‘신성한 산’을 다시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과거 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은 북한 주민과 외부에 큰 정책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읽혔다며, 이번에도 그런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이병철 경남대학교 교수는 이 신문에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와 국제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길’을 가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11월 화성 15호 발사와 함께 핵 무력 완성을 발표하고 백두산을 찾은 뒤 몇 주 후, 한국과 미국과의 외교적 관여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북한 정권의 2인자이자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기 2주 전에도 백두산에 오르는 등 백두산 방문은 큰 정책 변화의 전조로 볼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북한이 줄곧 밝혀온 ‘새로운 길’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결정이 이미 내려진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미국과학연맹의 안킷 판다 씨는 이 신문에 “북한이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날 ‘연말 시한’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선물이 뭐가 될지는 미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북한은 마음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며, 문은 닫혔고 이제 우리는 그 결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CNN’ 방송은 김 위원장이 ‘다시 말에 올랐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백두산에 담긴 상징성을 소개했습니다.
백두산은 4천 년 전 단군조선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김일성 주석이 항일 의지를 다진 곳이라는 겁니다.
마이클 매든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이 방송에,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자주 입던 코트와 비슷한 의상을 입고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부인과 함께 백두산행을 택한 데 주목했습니다.
매든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김 씨 일가의 반제국주의 사상을 강조하려 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폭스 뉴스’는 북한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백두산 재등정 사진은 외교 기회가 퇴색되고 있다는 북한의 메시지가 담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존 델러리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 매체에,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은 “준비해라! 내년은 큰 해가 될 것이다”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외교와 정상회담 보다는 자력갱생의 해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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