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초 미국을 향해 언급했던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각 국의 외교적∙군사적 노력이 이어져 온 가운데, 앞으로 주목해야 할 사안들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 발언이 나온 건 지난 12월 3일이었습니다.
북한은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은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 타령을 늘어놓으면서 필요한 시간벌이에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지난 7일과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밝히며 긴장 수위를 더욱 높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성탄절인 25일까지 우려했던 무력 도발을 감행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발언 뒤 세계 각 국은 북한을 주시하며 무력 도발을 막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크리스마스 발언 직후인 4일 비공개 회의를 열어 북한의 최근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관해 논의했고, 유럽지역 6개국 유엔대사는 안보리 회의 직후 북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1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도발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이 협의 사항 이행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대단히 곤란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회의를 소집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래프트 대사] “We have seen deeply troubling indications that the DPRK is headed in a different direction. The reason for today's meeting.”
크래프트 대사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실험이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하면서, 아울러 미-북 협상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했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북한의 협상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만남을 제의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지금은 일할 시간이며, 이 일을 끝마치자며, 지금 자신이 서울에 와 있고 북한에서는 연락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미국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했습니다.
미 해군 P-3C 초계기,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 그리고 E-8C '조인트스타즈' 등 각종 공중∙지상 정찰자산을 활용해 북한을 감시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16일 유엔에 대북제재 해제 결의안을 제출하며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또 한중일 정상은 23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에서 열린 정상회의가 끝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의 목표”임을 확인하며, “대화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이 비록 크리스마스에 맞춰 도발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연말과 연초에 어떤 형태로든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곧 열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1월1일에 있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북한이 어떤 방향을 제시할 지, 미국이 앞으로도 계속 정찰 자산들을 이용해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감시를 계속할 지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독자 제보: VOA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화를 원하는 내용을 연락처와 함께 Koreanewsdesk@voanews.com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뉴스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제공하신 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되며,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