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원회의 발언과 관련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섣불리 중대한 도발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지난 크리스마스에 북한의 선물이 없었다며, 이번 5차 전원회의 보고가 김정은 위원장의 향후 행보를 보여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특히 “머지않아 북한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이를 김 위원장이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할 수도 있다는 신호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이 신문에 “북한은 가장 원하는 두 가지 양보, 즉 제재 완화와 체제 안전 보장을 얻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 넣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은 역효과를 불러와 미국이 대북 제재를 추가하고, 동아시아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시킬 것이라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이 신문에 김 위원장의 발언은 신중하고 계산됐으며 차분하다면서도 북한이 내년에 강경 노선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대화의 문을 열어 놓은 채 이번 대미 메시지를 통해 미국에 공을 넘겼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억지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한 김 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하며, 이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북한의 ‘관망책’(Wait and Seek)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과 재선이라는 미국의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기반해 북한이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습니다.
‘AP’ 통신도 북한은 항상 미국의 선거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진지한 협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통신은 대신 김 위원장이 북한의 전통적 지지세력인 중국과 러시아와 단합된 전선을 구축해 영향력을 강화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이번 북한의 발표에 대해 아직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 근거로 북한이 실제 행동을 하는 대신 위협에 그쳤다며, 이는 외교의 문을 열어둔 것이라는 전문가의 설명을 제시했습니다.
‘CNN’ 방송은 북한의 강경 노선이 미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요 업적 중 하나로 북한의 핵실험과 ICBM 발사 중단을 꼽았는데, 북한이 강력 도발에 나설 경우 상황을 미-북 간 험한 언사가 오갔던 2017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강경 노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방송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를 해도 그가 재선에 실패하면 차기 행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함께 전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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