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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되는 북한의 미-한 연합훈련 비난..."비핵화 협상 불만 반영"


지난 2018년 5월 한국 포항에서 미-한 해병대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2018년 5월 한국 포항에서 미-한 해병대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향후 행동에 따라 미-한 연합훈련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올 상반기로 예정된 훈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비핵화 협상 이후 미-한 두나라가 어떻게 훈련을 조정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지다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미-북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본격 논의된 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협상이 진행되는 한 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부터 입니다.

미-한 당국은 이후 훈련의 규모를 조정하거나 연기하면서,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는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실제로 미-한 두 나라는 2018년 대규모 연합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 (UFG)’, ‘한국 해병대 교환 프로그램 (KMEP),’ 그리고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등을 중단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대규모로 진행됐던 훈련이 축소된 형태로 대체됐습니다.

기존의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은 `동맹 19-1’이라는 명칭으로 3월 실시됐습니다. 이어 4월과 5월에 진행된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Max Thunder)의 대체 훈련은 공식 발표 없이 조용히 실시됐습니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던 하반기 연합훈련은 ‘을지 프리덤가디언’을 대체하는 이름조차 발표되지 않은 채 실시됐습니다.

미-한 두 나라는 11월에는 과거 전략무기가 집결했던 ‘비질런트 에이스’ 공중훈련의 유예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미-한 연합훈련의 축소 혹은 유예에 관한 북한의 반응과 문제 제기 형식은 달랐습니다.

지난해 3월 초 미-한 당국이 동맹 19-1 군사훈련을 발표했을 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직접적으로 반응을 시작한 건 4월부터였습니다. ‘맥스선더’를 대체한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반응인데, 주목되는 건 북한이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아닌 한국을 비난한 점입니다.

북한은 2019년 하반기 미-한 연합훈련을 앞두고 반응 수위를 높였습니다. 북한은 7월에 이례적으로 2건의 외무성 성명을 통해, 연합훈련이 미-북 실무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은 이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지난해 6월 판문점 회동에서 연합훈련 중단을 ‘직접 약속’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중단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도 구두 약속일 뿐 문서화된 공약은 아니라고 경고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트위터 글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합훈련이 끝난 이후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친서를 통해서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질런트 에이스’의 대체 훈련을 앞둔 11월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북한은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미-한 양국의 연합공중훈련 유예에 ‘완전한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처음으로 ‘국무위원회’ 담화를 통해 연합훈련이 미-북 관계 “악순환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멀지 않아 더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밖에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11월에 두 차례 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이 한국과의 훈련에서 빠지던가 아니면 훈련 자체를 ‘완전히 중단’ 하라고 요구합니다.

이어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도 11월 초 담화를 통해 연합공중훈련이 실무 협상이 결렬된 지 한 달 만에 나왔다며, 이를 ‘대결 선언’ 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미-한 두 나라가 열 차례가 넘는 연합훈련을 중단했지만, 이에 ‘상응’해 미국이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북한의 행동에도 변화가 없었다는 겁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Trump got nothing in return for it. There was no change in the North Korean negotiating behavior. There was no change in North Korea's military posture or its own military drills.”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특히 김 위원장이 스스로 밝힌 핵, 미사일 실험 유예 (moratorium)는 유엔 안보리 결의로 이미 금지된 일이라며, 이를 근거로 북한이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연합훈련 중단이 서명 형식의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North Korea can’t demand the end of the military exercises, but …There was no agreement in writing about it.”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강한 비난은 비핵화 협상의 실패에 따른 군부 등의 불만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3월 연합훈련이 실시되면 북한은 또다시 이를 미국의 적대정책이라고 지적하며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When we conduct exercises in March, they will blame United States and they will call it the hostile policy.”

김 위원장은 지난 연말 나흘간 진행된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크고 작은 합동군사연습들을 수 십 차례” 벌려 놓음으로써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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