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째 개통되지 않고 있는 신압록강대교의 북한 쪽 도로가 최근 완공된 정황이 민간위성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개통을 앞둔 움직임인지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국제사회 제재 속에서 두 나라의 협력이 강화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가 완공된 건 지난 2014년이었습니다.
당시 다리 위 도로는 포장공사가 완료되고 차선까지 그어졌지만, 정작 다리 끝 북측 도로는 주요 도로로 연결되지 못한 채 곧바로 논밭으로 이어진 상태로 방치됐습니다.
그렇게 지난 5년 간 개통되지 않았던 신압록강대교였지만, 최근 북측 도로가 신설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일일 단위로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9일자 사진을 보면 신압록강대교 북측 끝 부분에서 약 4.5km 거리에 있는 국도, 즉 ‘국도 제1호선’까지 연결된 도로가 보입니다.
이 도로는 지난해 9월까지도 없던 것으로, 당시 이 일대에는 논밭 외에 인공 시설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10월부터 국도 인근에서 공사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후 조금씩 도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11월에는 비포장 도로가 양쪽 포장 도로와 연결된 모습이 관측됐고, 12월 중순에는 포장이 끝난 듯 좀 더 선명한 색상의 굵직한 도로로 탈바꿈해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24일자가 가장 최신인 ‘구글 어스’의 위성사진을 살펴 보면, 공사가 한창인 듯 양쪽 도로 끝에 많은 덤프트럭이 보입니다.
5년 넘게 방치된 신압록강대교에서 인근 도로가 연결되는 등의 정황이 포착되면서, 다리 개통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서 일부 언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 신압록강대교 개통에 합의했으며, 중국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실제로 북측 도로 연결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관측되면서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신의주와 단둥 사이에는 ‘중조우의교’가 놓여 있지만, 1차선 철길과 1차선 도로만이 만들어져 통행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신압록강대교는 위성사진상으론 왕복 4차선으로 만들어져, 두 나라 사이의 물자 운송 등 늘어나는 통행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감안할 때 북-중 양측이 얼마나 물자를 주고 받을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북한이 중국을 잠재적인 수입원으로 보고 있다는 강한 징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There’s a strong indication that North Korea...”
따라서 신압록강대교 개통 이후 통행량이 증가하는지 여부가 현 제재 체제 속에서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다만,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제제로 인해 북-중 교역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중국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너뜨리려는 조짐이 없는 만큼 다리 개통에도 불구하고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번 다리 개통이 북-중 교류를 넓힐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얼마나 준비됐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 will help connect Korea and China...”
브라운 교수는 지금까지 북한이 다리 개통에 소극적이었다며, 중국의 차량들을 얼마나, 어디에까지 허용할지 등 북한 당국자들이 결정해야 할 사안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독자 제보: VOA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화를 원하는 내용을 연락처와 함께 Koreanewsdesk@voanews.com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뉴스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제공하신 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되며,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