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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새해 경제부문 국가통제 강조...전문가들 "과거로의 회귀 재앙 될 것"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전원회의 과업 관철을 위한 평양시 궐기대회가 열렸다.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전원회의 과업 관철을 위한 평양시 궐기대회가 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 사업에서 국가의 ‘통일적지도’와 ‘내각중심제’를 강조한 이후 관영매체들이 이행 과정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가통제를 강화하는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나라의 경제 형편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의 집행력, 통제력이 미약한 것”을 그 원인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어 “경제 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지도와 전략적관리를 실현하기 위한 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를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도들”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현 시점에 ‘통일적지도’와 내각의 역할이 강조된 것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is is the time that he would normally be talking about completing the plan. The plan is supposed to be completed by the end of this year, the five year plan, but he didn't really talk much about that.”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올해는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끝나는 해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계획 완수에 관해 언급해야 하는 시기지만, 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은 시장경제 부문이 아닌 중공업, 화학∙철강∙전력 산업을 포함한 계획경제 부분이 대북제재의 ‘매우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극히 적은 투자’와 중국으로부터의 산업용 제품의 수입이 ‘사실상 없다’는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이런 문제들이 국가의 계획경제체제에 ‘큰 골칫거리들’이라며, 따라서 김 위원장이 국영에 초점을 맞추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 this, I think, is causing big headaches for the state's planning mechanism. As they try to figure out what they should do in 2020, I think they are really at a loss. So, Kim is trying to address this problem and he is focused on state management, which makes sense. I think they have a lot of trouble there.”

하지만 북한은 제재와 투자 부족 등의 현실 아래서 올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평가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북한이 정답을 찾지 못했다는 것에 동의하면서, ‘압박과 제재’하에서 김 위원장이 이런 ‘새로운 접근법’을 추진하는 것이 ‘놀랄 일이 아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t's not new that he has been pushing that agenda, but I think now it's all the more important to him, given where he's come out on his strategy right now, which is not expecting to get much relief on sanctions ….”

제재 완화를 기대하지 않는 배경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전략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각을 중심으로 한 ‘통일적지도’가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는 겁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으로서는 지금 외국의 자원 유입에 의존하기 보다는 국내 경제의 효율적 작동과 내부적으로 경제 생산성과 성장률을 높이는 내수 주도형 경제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벤자민 실버스타인 스팀슨센터 객원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는 경제 운영과 관련된 정책의 변화들이 기대했던 것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한 ‘좌절감’이 들어있다고 말했습니다.

관영과 준 민간기업의 경제 활동을 통제하는 ‘상당수의 중요한 정책 변화들’이 있었지만, 이런 변화들이 국가가 기대한 만큼의성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겁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 “There have been quite a few significant policy changes when it comes to control over the economic activity of enterprises, both state- and semi-private businesses. It appears, in my opinion, that these changes haven't delivered the growth that the state was hoping for.”

또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경제를 재정비하는 것과 관련해 ‘국가의 통일적지도를 실현하기 위한 강한 대책’을 언급한 부분을 주목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내부적으로 경제적 권위가 하위 단위로 이양되는 시기를 거친 이후에 다시 ‘보다 큰 중앙집권적 통제를 강조’하는 시기로 되돌아간 점이 요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 “The main point here seems to be that in view of economic difficulties the DPRK is retrenching and reverting to an emphasis on greater centralized control of the economy following a period of internal devolution of economic authority to lower levels. This appears to be a step back to prior policies rather than a step forward, depending on exactly what measures are taken in the ground.”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정확히 어떤 조치를 취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정책을 통해 진일보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정책으로 한 발짝 후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도 김 위원장이 말하는 방식을 고려했을 때 국영기업체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이런 방향이 북한 경제에 ‘더 큰 재앙 (more, more disaster)’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재정비 (restructure)’가 북한이 ‘정말 실행 해야 하는’ 개혁 (reform)을 피하기 위한 쉬운 방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f he were talking about restructuring the entire economy in a way that moves toward a market, that would be great.”

브라운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시장경제로 가는 방향으로 전체 경제의 구조조정에 관해 언급한다면, 이는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과 돈주계층이 정치경제에서 ‘중요한 새로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통제를 강화하는 과거로 회귀하는 시도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hey have to find a way forward that accommodates the realities of the way things have changed, both in terms of the organization of the economy, and the expectations of the people and the way the labor market functions.”

북한 정부가 경제조직, 국민의 기대와 노동시장 작동 방식 등에서 변화한 현실을 수용하는 진전된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는 겁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 정부가 시장경제를 인정하지 않고 현실과 동떨어진 개혁을 추진하면 오히려 더 큰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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