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 달 가까이 미국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정치 상황을 주시하면서 내부 재정비를 하는 과정이어서 대외적인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일 VOA에,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대미 외교에서 승리를 이뤄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미 전략에 대한 불확실 속에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특히 미국 선거 전망에 대해 확신이 없습니다. 그는 11월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예고한 대로 ‘전략무기’를 개발하고 있겠지만, 기술적으로 시험에 나설 단계가 아니라 도발을 자제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 해도 괜찮을지 관망 중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 미국 국익연구소 국장
“김 위원장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내 정치적 자산을 걸고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를 해도 되는 걸까? 만약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모든 것을 뒤집으면 어떡하나?’”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확신할 때 침묵을 깨고 협상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전략은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계속 추론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 보고에서 언급한 다양한 행동들에 대해 어떤 시간표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전략은 미국을 헷갈리게 하고 자신들의 행보를 계속 추론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매닝 미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 따라 국가전략을 재편성하고 있다며, 이 기간 대미 메시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탄핵 국면 이후에도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4일 국정연설에서 원론적인 수준의 대북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북한의 반응은 없겠지만, 비난 메시지가 나온다면 이에 대응할 것이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