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용 저위력 핵탄두를 처음으로 잠수함에 배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저위력 핵무기가 대북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입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 국방부는 4일, W76-2 저위력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용 탄두를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저위력 핵탄두란 기존의 전략무기급 핵탄두의 폭발력을 전술핵 수준으로 크게 낮춘 탄두를 말합니다.
기존 잠수함용 핵탄두의 경우 TNT 9만t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과 같은 90kt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이번에 배치된 W76-2은 20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약 5kt로 알려졌습니다.
존 루드 국방부 정책담당차관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미국에 신속한 사용이 가능하면서 생존력이 높은 저위력 전략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에 대한 어떤 위협에도 확실하고 결정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잠재적 적대국들의 제한적 핵 보유가 그들에게 어떤 이익도 주지 않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저위력 핵무기가 북한의 핵무기 자체를 무력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 핵무기들은 재래식 무기가 아니라 핵무기로만 파괴할 수 있는 곳에 보관돼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저위력 핵탄두들은 북한 핵무기의 일부 혹은 전부를 파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겁니다.”
미한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민주주의수호재단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의 억지력 자체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은 그들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이 전술∙전략무기를 동원해 파괴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미국의 억지 전력을 반드시 이해시켜야만 합니다.”
조지타운대 안보학 센터 국장인 키어 리버 교수는 북한이 미한 연합사령부 전력 등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은 W76-2 저위력 핵탄두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저위력 핵무기로 북한에 보복 대응하는 것이 방사능 낙진으로 엄청난 사상자를 낼 수 있는 고위력 핵무기 사용보다 훨씬 신뢰도가 높은 대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