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커 조직이 한국으로 망명해 활동하고 있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스마트폰을 해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태 전 공사는 한국에서의 자신의 삶은 늘 김정은과의 싸움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선명)
한국의 한 보안전문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통일외교업무를 담당하는 한국 언론사 기자의 스마트폰 해킹 사건을 추적하면서 북한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해커의 서버에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가명 태구민을 발견했다고 한국 언론들에 밝혔습니다.
공격 주체는 지난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을 해킹한 북한 해커 그룹 ‘금성 121’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성 121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한국 정부 부처와 기업, 북한 관련 기관 등을 상대로 해킹 공격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안전문업체 측은 당시 해커의 서버에는 탈북민과 언론인, 변호사 등 스마트폰에서 빼낸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통화 등이 발견됐으며, 태 전 공사에게는 피해 내용을 알려주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태 전 공사는 입장문을 내고 북한이 한국의 주요 기관과 특정 인사에 대해 일상적으로 해킹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해킹 사건을 통해 드러났듯이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의 자신의 삶은 결국 김정은과의 싸움이었다며 앞으로도 물러섬 없이 정의의 싸움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킹 능력이 전 세계 상위권인 북한의 지속적인 사이버 위협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임종인/고려대 사이버국방학 교수/전 청와대 안보보좌관
“미사일을 쏘면 인명이 손상되니까 비난을 많이 받고 그런데 사이버는 일반 물리적인 범죄와는 달리 회피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장점이고 거기서 북한은 프론트 러너(선두)입니다.”
또 북한의 해킹은 개인의 인권은 물론 국가안보의 문제라면서 한국 정부는 미국 등 국제공조를 통해 유엔 차원에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 문제를 공론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6년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태 전 공사는 오는 4월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으며 신변 안전을 위해 한국 주민등록 취득 당시 ‘태구민’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태 전 공사는 선거 출마로 신변 보장에 어려움이 생겨도 당당히 맞서겠다며, 자신의 도전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