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는데, 그나마 대중국 수출의 40%는 물품을 대신 생산해서 넘기는 ‘역외가공’ 형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영향으로 일반 생산 형태의 무역이 급감하면서 사실상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만이 남게 된 겁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중국 해관총서가 지난해 대북 수입액을 정리한 자료입니다.
각 수입의 형태와 액수가 명시돼 있는데, 이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수입에서 가장 많이 이뤄진 무역 형태는 ‘역외가공’으로, 약 8천271만3천 달러 규모였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 총액, 즉 중국의 대북 수입액이 약 2억1천만 달러인 점으로 볼 때, 북한의 대중 수출 유형의 약 40%가 역외가공 무역으로 나타난 겁니다.
역외가공은 북한 같은 다른 나라의 인력과 생산시설을 이용해 물품을 생산한 뒤 이 물품을 다시 중국 같은 생산 발주국으로 옮기는 무역을 의미합니다.
반면 북한의 통상적인 형태의 ‘일반무역’은 1천237만 달러로 5번째 규모였습니다.
자국 내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생산한 물품을 수출하는 ‘일반무역’보다, 다른 나라 제품을 대신 생산해 넘기는 ‘역외가공’을 약 7배 많이 한 겁니다.
앞서 VOA는 북한이 손목시계 등에 대한 대중 수출액이 2018년부터 급증했으며 이는 주문생산방식 OEM 형태로 거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역외가공 형태의 손목시계와 신발 등에 주목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신발도 주목해야 할 품목 중 하나입니다. 지난 몇 개월간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신발 수입을 크게 늘렸습니다.”
실제로 신발은 2016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21만 달러였지만 지난해 1월부터 11월 사이 약 484만 달러어치가 중국에 팔려 20배가 늘어났습니다.
신발 외에도 장난감과 가죽류 제품 등도 대중 수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들 역시 역외가공 생산이 가능한 품목들입니다.
역외가공 무역이 북한의 주력 수출 형태가 된 건 2018년 초부터 본격화된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북한의 무역 형태마저 바꿔놨다는 분석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