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확진자가 1만 명 가까이 발생한 한국에서 97세 할머니가 감염 후 완치 판정을 받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입원 후 12일 만에 퇴원을 했는데, 지금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정호)
올해 97세인 황영주 할머님.
이제 구구단을 다시 외우고, 한자 공부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황영주 할머니 / 97세, 경북 청도 ‘코로나’ 완치
“사오 이십,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지난 13일, 황 할머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노인 복지센터에서 바이러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 할머니.
처음에는 감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먼저 판정 소식을 알게 된 70 넘은 아들은 이제 어머님을 잃는다 싶어 눈앞이 캄캄해졌었습니다.
홍효원 / 73세, 둘째 아들
“마지막이 되지 않겠나 그래서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제가 어머니한테 말씀도 못 드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손수 밥이라도 차려드려야겠다 싶어서...”
황 할머니가 시작한 병원 생활은 평생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입니다.
낯선 환경에 처음에는 식사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우울증 증세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생활에 큰 즐거움이었던 노인복지센터의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황영주 할머니 / 97세 최고령 ‘코로나’ 완치
“아들도 보고싶고 며느리도 손자도 보고 싶은데 내가 얼른 먹고 기운을 차려 가지고 건강을 얻어서 빨리 퇴원을 해서 동료들 보고 같이 대화를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마음을 고쳐잡은 할머니는 그때부터 제대로 식사를 시작하면서 반드시 건강을 되찾아 퇴원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황 할머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데는 병원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간호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황영주 할머니 / 97세, 경북 청도 ‘코로나’ 완치
“간호사가 나한테 너무 잘하고, 집에 와서도 안 잊어버릴게요. 그 말까지 했고…”
입원 치료 12일 후, 황 할머니는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최고령 완치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황 할머니는 모든 것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황영주 할머니 / 97세, 경북 청도 ‘코로나’ 완치
“기분이 좋지. 아들 며느리 손자 다 보고 이제 내가 죽어도 한이 없다.”
완치 후 다시 일상생활을 즐기는 어머님을 지켜보는 아들은 바이러스와 힘겹게 싸우는 다른 확진자들에게 응원을 전했습니다.
홍효원 / 73세, 둘째 아들
“방진복을 다 젖어가면서 보살핌으로서 최고령인 우리 97세 어머니가 옛날같이 완치되서 나오신 데 대해서 한번 더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남은 확진자들 치료를 하고 계신 환자님과 가족 여러분들 끝까지 좌절이나 용기를 잃지 마시고 희망을 가지시고…”
30일 오전 현재 한국 보건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누적 확진자가 9천 661명이고, 이들 가운데 완치된 사람은 5천228명, 사망자는 158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