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며 자신들의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선에 앞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 측면에서 한국 정부가 거론한 추가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주최한 한반도 정세 관련 화상 간담회에서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해 긴장을 고조한 뒤 다시 완화하는 등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사전에 계획된 전략의 일환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연락사무소 폭파 하나로 장관 사퇴와 미북 정상회담 추진 등 한국으로부터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미 테리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
“김정은이 연락사무소 폭파로 이미 얻은 것을 보십시오. 한국에선 통일부 장관이 사퇴했고 추가 미북 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도 나왔습니다. 심지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관여에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지 않으면 북한에게 남은 선택은 추가 도발이라고 관측했습니다.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대통령 선거 전에 선거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가리키는 ‘10월 서프라이즈’를 언급하면서, 미국 대선 전 추가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존 볼튼 전 국가안전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차 하노이 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과 ‘일부 제재 완화’를 맞바꿀 의향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런 합의를 막은 유일한 사람이었던 볼튼 전 보좌관이 백악관을 떠났다고 덧붙였습니다.
빅터 차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
“볼튼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일부 제재를 완화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지점이 '10월 서프라이즈'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볼튼 회고록을 보면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을 저지한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 일본이 북한 문제는 물론 양자 간 현안을 놓고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지적했습니다.
브르킹스연구소의 정 박 한국석좌는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 시기에 나왔고 양국 관계가 더욱 될 것이라며, 북한이 이런 상황을 악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박 /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북한은 동맹 간의 이런 모습을 계속 악화시키고 악용할 수 있습니다. 이건 정말 해롭습니다. 물론 제재 이행에 관한 문제에도 더해집니다. 우리는 모두 제재 이행에 함께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북 제재에 대한 한계도 거론됐습니다.
빅터 차 석좌는 2016년과 2017년처럼 중국 등이 동참한 전방위적 대북 제재가 작동된다면 시간은 미국의 편이지만, 지금은 제제에 구멍이 난 채 한 손으로만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