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당국에 의한 광범위한 종교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을 담은 영국 인권단체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종교 행위를 이유로 고문과 처형을 당한 사례도 있는데 이 단체는 일부 가해자의 신상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영국에서 활동하는 대북 인권단체 한국미래이니셔티브가 26일 발간한 북한 내 종교 탄압 실태 보고서 통해 종교 탄압 피해자 273명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간 진행한, 북한에서 종교 탄압을 경험했거나 목격한 탈북민들과의 인터뷰 117건을 바탕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종교 탄압 피해로 기독교와 관련된 사례가 215명, 무속신앙 관련 56명으로 파악했습니다.
연령대는 3세부터 80세까지, 여성과 여아의 비율은 60%가량 차지했습니다.
탄압 사유로는 중복 사례를 포함해 종교적 행위가 149건이었고, 중국 내 종교 활동이 110건, 종교적 물품 소지 78건, 종교 관계자와의 접촉 77건, 예배 장소 방문 72건 등이었습니다.
또 침해 사건으로는 자의적 체포와 구금, 투옥 등이 가장 많았고 강제송환과 연좌제 적용, 고문과 지속적 폭행, 성폭행, 처형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한국미래이니셔티브의 제임스 버트 연구원은 VOA에 이번 조사에서 확보한 수많은 증언들은 북한 내 종교 탄압이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자행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버트 / 영국 한국미래이니셔티브 연구원
"조사 결과는 북한 내 종교탄압이 임의적이거나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는 임의적 체포 244건, 임의적 투옥 125건을 기록했습니다. 단지 117건의 인터뷰에서 말이죠.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보고서는 또 이번 조사를 통해 종교 자유 침해 가해자 54명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특히 가해자 34명에 대해서는 이름을 포함해 계급, 지리적 위치, 신체적 특징과 관련 기관에 대한 추가적 식별 정보를 입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종교 자유 침해와 관련이 있는 기관으로 북한 국가보위성과 인민보안성, 중국 공안부와 국경경비대를 지목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버트 연구원은 가해자의 이름을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라면서도,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고 조사를 할 권한을 가진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임스 버트 / 영국 한국미래이니셔티브 연구원
"피해자나 가해자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런 경우 조사기관이 우리의 증거를 바탕으로 추가 조사를 하고 권고 사항을 제시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관련 기관과 기꺼이 협력할 겁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탈북민 강제송환이 북한 내 종교탄압을 촉발시키는 중대한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중국 내 체포와 구금, 강제송환 절차 자체에서도 심각한 종교의 자유 침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