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미국 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솔직하고 의욕적임 국제 감각이 있다는 호평을 해 논란입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를 위한 유화적 신호로 감안하더라도 무리한 호평이라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김정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자신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 지금의 평화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라고 진단하고 평화 프로세스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과 국제적 감각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타임지는 이런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뒤, 김 위원장은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한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의 2014년 조사 결과를 인용해 김 위원장은 말살, 고문, 강간, 장기적인 기아 유발을 포함한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여러 전문가들의 시각은 김 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옹호를 망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 입장에서 마지막 남북 대화 제의 차원일 수는 있지만 무리한 호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중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다시 한번 정상회담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하자는 일종의 초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은 좀 무리한 발언을 한 셈이죠. 국제사회와 일반적 평가와 상당히 어긋나는 일종의 무리한 호평을 해준 건데 이 무리한 호평 자체가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일종의 추가적인 선물이 되는 거죠.”
박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이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지적하면서, 본질적으로 비핵화 협상 등 미북 관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의 유화적 신호만으로 한국에 대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인 조한범 박사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인권 등 북한 내부 문제를 중장기 과제로 미뤄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이 북미관계이고 그 중에서도 북미 비핵화 협상이거든요.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북한의 태도는 바뀌지 않을 겁니다. 다만 한국 정부의 목표는 지금 임기 1년도 안 남은 문재인 정권 하에서 다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 즉 북미 대화 재개에 북한을 끌어내겠다는 입장이거든요.”
이화여대 북한학과의 박원곤 교수는 문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진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상당히 의심받는 상황에서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다면 지난 4년간의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걸 자인하는 게 돼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가장 큰 목적은 어떻게든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또 북한의 입장을 수용하는 태도를 통해서 다시한번 남북관계의 돌파 개선을 해보겠다는 것이 현재 문재인 정부의 정책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또 현재 한국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힘을 받는 것으로 느껴졌던 2018년 당시 기억에 멈춘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수용은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 협상력 또한 약화시킬 것이라고 박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