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례 없는 경제난이 미국과 한국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 미군사령관과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굳건한 동맹의 기초 아래 비핵화 진전 등에 따라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접근법을 제시하고, 북한과 중국의 미한동맹 균열 시도를 지적하면서 미한동맹의 확장 강화를 제안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강양우)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과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29일에 실린 외교전문 매체 ‘포린 어페어스’ 공동 기고문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북한이 직면한 경제 위기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진전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제재,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경제 안보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최우선 순위가 됐다며, 북한은 미래 경제안보를 담보할 수 있는 미국과 대화의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군사적으로도 자제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은 비핵화 진전 등의 대가로 경제 문제를 포함해 북한의 근본적인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도모해야 한다며 4단계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첫 단계로 북한이 건설적 대화에 관여하려는 의지가 입증되면 인도주의와 의료 지원 등 즉각적인 경제적 지원을 제공 등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신호를 보낼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추가적인 신뢰 구축 등을 위해 전쟁 상태의 종식을 선언할 것을 제안하며, 다만 이것이 현재의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과 혼동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2단계는 북한 기반시설 개발기금, 남북한 자유무역 협정 체결 등 북한 경제를 활성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완화한다는 구상으로, 이런 경제적 이익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가시적 진전이 나타날 때 교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3 단계는 북한 핵무기의 검증된 파괴가 이뤄지고, 한국과 북한의 군대가 실제로 서로를 침공할 수 없을 때 정전협정을 항구적으로 대체하는 평화협정을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북한이 이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와 양보를 하도록 미한동맹이 ‘전략적 신중함’을 견지하고 확고한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은 평화협정을 넘어 북한을 미한동맹 주도의 질서로 완전히 통합하는 단계로 북한이 아시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경제질서를 공고히 하고, 북한이 국제 의무를 준수하고 핵무기를 파괴했음을 검증함으로써 역내 안보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그러면서 이 같은 접근법은 굳건한 미한동맹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힘의 우위에서 북한을 상대해야 하며, 압도적인 연합 군사력과 외교력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열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은 군사적 위협이나 외교적 약속에서 미국과 한국에 다른 메시지를 보내는 데 능숙하며, 중국은 자신들의 목표 달성을 위해 ‘사드 보복’과 같은 경제적 강압 행위를 일삼는다고 지적하고 북한과 중국은 미국과 한국을 이간질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전직 사령관은 그러면서 미한동맹은 전통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한 공동 방어태세를 넘어 중국 등의 ‘경제·정치 전쟁’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