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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중수출 40% ‘역외가공’...제재 이후 비중 크게 늘어


지난해 11월 북한의 김정숙평양방직공장.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북한의 김정숙평양방직공장. (자료사진)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 40%가 중국의 물품을 대신 생산해 넘기는 ‘역외가공’ 형태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생산 방식의 무역이 급감하면서 사실상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 비중이 높아진 겁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대북 수입 자료에는 수입의 형태와 액수가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북 수입에서 가장 많이 이뤄진 무역 형태는 ‘역외가공’으로, 금액은 약 8천 271만 3천 달러였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 총액, 즉 중국의 대북 수입액이 약 2억 1천만 달러인 점으로 볼 때, 북한의 대중 수출의 약 40%가 역외가공 무역인 셈입니다.

역외가공은 중국이 북한과 같은 다른 나라의 인력과 생산시설을 이용해 물품을 생산한 뒤, 이 물품을 다시 중국으로 옮기는 형태의 무역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전체 수출의 약 절반을 중국의 제품을 대신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채운 겁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이뤄진 중국의 대북 수입 형태는 ‘국경무역’으로, 금액은 역외가공의 절반에 해당하는 4천 268만 달러였습니다.

또 중국을 거쳐 제 3국으로 향하는 물품에 적용되는 ‘통과무역 (3천472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고, 통상적인 형태의 ‘일반무역’은 1천 237만 달러로 5번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종합해 보면 북한은 자국 내 자원으로 물건을 생산해 판매하는 ‘일반무역’보다 다른 나라 제품을 대신 생산해 넘기는 ‘역외가공’을 약 7배 많이 한 겁니다.

역외가공 무역이 크게 증가한 정황은 최근 북한이 손목시계 등 일부 제품의 수출을 크게 늘린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의 손목시계에 대한 대중 수출액이 2018년부터 급증했으며, 비슷한 기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시계 부품 수입을 늘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시계 부품을 들여와 완제품으로 판매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겁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중국이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을 크게 늘린 품목들이 역외가공 방식으로 거래됐을 수 있다며, 신발 등 다른 품목도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One thing to watch for will be...”

지난 몇 개월간 중국의 대북 수입품목에서 신발이 크게 늘었고, 이는 중국 쪽에서 제공한 원자재 등을 이용해 생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신발은 2016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21만 달러였지만, 지난해 1월부터 11월 사이 약 484만 달러 어치가 중국에 팔려 20배가 늘어났습니다.

그 밖에도 장난감과 가죽류 제품 등도 대중 수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들 역시 역외가공 생산이 가능한 품목들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역외가공 무역이 북한의 주력 수출 형태로 등장한 건 2018년 초부터 본격화된 대북 제재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2017년까지만 해도 석탄을 포함한 광물과 수산물 등이 대중 수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일반적인 무역 형태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들 품목들은 이후 대거 제재 대상으로 지정돼 판로가 막혔습니다.

반면 손목시계나 신발과 같은 품목들은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역외가공 무역 비중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2017년 해관총서 자료에는 중국의 대북 수입에서 ‘창고 무역’과 ‘일반 무역’, ‘국경 무역’ 등의 방식이 1~3위에 올라 있었고, 역외가공은 전체 대북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브라운 교수는 일반무역 등이 크게 급감한 상황에서 지난해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은 소폭 줄었음에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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