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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캠프 슬로건 '오바마 시대 복귀'...외교안보 정책 형성에 '2021 민주당' 그룹 영향


올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올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한반도 등 외교안보 정책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주목됩니다. 바이든 캠프의 외교안보 자문에는 ‘2021년 민주당’이라 불리는 그룹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세우는 이번 대선의 대표적 슬로건은 '오바마 시대로의 복귀’입니다.

이른바 ‘복원주의자(Restorationist)’로서 미국의 정책을 과거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워싱턴 조야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적어도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시대로의 복원주의자로서 정책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들이 나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토마스 라이트 선임연구원은 최근 시사 잡지 ‘더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이 같이 지적했고, 미 외교협회(CFR)의 제임스 린지 수석부회장도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현재 바이든 선거캠프에서 외교안보팀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한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입니다.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도 바이든 캠프의 외교안보 고문으로 공식 합류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번스 전 차관은 부시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협상을 이끌었던 인물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통령 당선 시 외교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세력은 ‘2021년 민주당’이라 불리는 그룹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그룹은 바이든 외교안보팀에서 활동하는 일부 인사들과 다른 후보의 캠페인에 소속했던 관계자, 그리고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학자, 정치인 등 민주당 성향의 각계 인사들로 구성됐습니다.

현재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의원과 2018년 중간선거에서 의회에 진출한 초선 하원의원들도 이 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이트 선임연구원은 기고문에서 이 그룹은 “미국의 외교정책이 지난 20년 간 민주당이 있었던 곳을 넘어서 변화해야 한다는 공통된 신념으로 뭉쳤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그룹의 신념은 실제로 오바마나 트럼프에 관한 것이 아니”라며, “시진핑 집권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당선, 그리고 오바마의 재선이 이뤄진 2012년 이후 세계는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믿는 시각에서 비롯된 편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영향을 미칠 ‘2021년 민주당’ 그룹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자유세계(Free World)’라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독재국가들의 부상과 관련해, 특히 미-중 관계에서 “세계를 보다 지정학적으로 경쟁적인 곳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과의 상업적 관여가 경제적 자유화로 연결돼 중국이 국제 질서에서 책임있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믿음은 틀렸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동 지역에서는 미국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중도 민주당은 이제 미국이 수 십 년 간 유지해 온 군사적 관여의 가치가 과연 높은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럽 동맹국들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지출 증액 요구보다, 중국의 도전과 세계 경제 개혁, 중동 지역 미국의 역할 축소 등 실질적인 분야에서 더 긴밀히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열려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외교안보 분야에서 활동했던 전직 관리들의 면면도 주목됩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을 비롯한 80명의 안보 분야 전직 관리들은 지난달 말 보낸 서한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후보들 중 미 국가안보의 쇠퇴 과정을 되돌리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이 서한에 서명했습니다.

지난해 말 보내진 이 같은 내용의 또 다른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 서한에는 주한 미국대사 등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에 깊게 관여했던 전직 관리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주한대사 출신으로는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토마스 허바드 전 대사가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그밖에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톰 도닐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애브릴 해인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도 이 서한에 서명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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