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가운데, 향후 김 위원장의 심장질환 발병 가능성이 30% 이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과도한 흡연과 비만, 가족력 등이 위험요소로 지적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에서 2016년까지 15년 동안 (지역)의료담당관과 정신과 전문의로 일했던 케네스 데레바 박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요소로 4가지를 꼽았습니다.
의사인 데레바 박사는 28일 북한전문 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김 위원장의 심혈관계 건강에 특히 주목하며, 첫 번째 위험요소로 과도한 흡연을 지적했습니다.
각종 사진 자료 등을 보면 김 위원장은 10년 넘게 흡연을 했고, 2018년 한국 관리들과 만났을 때 한국 측 고위 인사가 건강을 위해 금연을 권했다는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김 위원장에게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관련 가족력이 있다는 점이 꼽혔습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은 1994년 82세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또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8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3년 뒤 심근경색으로 숨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병적 비만’ 상태도 위험요소로 지적됐습니다.
체질량지수(BMI)가 40 이상이면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되는데, 보도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BMI가 47 정도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흡연과 비만도 등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당뇨와 고혈압, 고콜레스트롤 증상과 같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는 가설을 세우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데레바 박사는 밝혔습니다.
데레바 박사는 김 위원장에게 의도치 않은 움직임을 유발하는 ‘국소성 이긴장증’도 관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앉아 있을 때 왼손에서 빈번하게 이상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건데, 다만 이 상태가 전체적이고 장기적인 건강 위험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레바 박사는 김 위원장의 이런 위험요소들을 향후 10년 내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는 ‘아스트로-참(Astro-CHARM)’ 프로그램에 적용한 결과, 현재 위험지수가 30~33% 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아스트로-참’은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개발한 질병 역학 계산 프로그램으로, 콜레스트롤 수치, 혈압, 가족력 등 심장 관련 건강 정보를 입력하면 10년 내 관련 질병 발생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데레바 박사는 김 위원장이 약품과 체중 감량 등으로 고혈압과 당뇨병을 치료한다면 위험지수가 20% 아래로 내려가고, 금연에 성공한다면 3~4% 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아울러, 앞서 언급한 김 위원장의 심장병 위험 추정 요소를 고려한다면 흉통, 협심증, 심장마비 등을 경험했을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스텐트 삽입’ 등 혈관 시술과 같은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스텐트 시술을 했다면 통상 1~2일의 입원이 필요하지만,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 더 긴 회복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데레바 박사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갑작스런 유고가 몰고 올 안보적 파장으로 인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국제적인 관심사가 됐다면서, 김 위원장이 건강 상태와 생활방식을 크게 개선하지 않는 한 ‘건강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