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설된 미 하원 군사위 산하 정보·특수전 소위가 첫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는 저강도 전쟁역량 순위에 북한을 러시아, 중국, 이란 다음으로 큰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군사와 국가정보, 특수전과 적성국의 생화학, 방사능 관련 대량살상무기 대처전략에 초점을 맞춰 지난달 신설한 정보·특수전 소위원회가 16일 첫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회색지대에서의 허위정보’를 주제로 열린 이날 청문회에는 크리스토퍼 메이어 국방부 특수전·저강도 분쟁 담당 차관보 대행과 닐 팁턴 국방차관실 직속 수집·특수목적체계 담당 국방정보국장(DDI), 제임스 설리번 국방정보국(DIA) 사이버 담당관이 출석했습니다.
회색지대(Grey Zone)란 적성국들이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는 수위에서 도발하는 영역을 지칭하며, 제한적 물리력 사용과 심리, 사이버전 등을 수반합니다.
민주당 소속 루벤 갈레고 소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무려 9명의 전구사령관들이 국가정보 국장(DNI.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에게 중국과 러시아가 허위정보 유포를 무기화해 만연하는 파괴적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대한 긴급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레고 소위원장] “Last year nine, I repeat, 9 combatant commanders co-sent a letter to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requesting immediate help to combat the pervasive damaging influence by China and Russia. I want to hear what we are doing to help our commanders. How are we making sure that information about malign activities of Russia and China is not over classified, and how are you synchronizing with the State Department and with partners and allies to combat these threats.”
갈레고 소위원장은 이런 행위에 대응해 국방부가 국무부 등 다른 정부기관과 동맹들과 어떻게 공조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설리번 담당관 “러-중, 정보전 핵심전장 간주…위협 급증”
이에 대해 설리번 담당관은 러시아는 정보 영역을 핵심전장으로 간주한다며, 컴퓨터 연결망을 조작하는 기술 적용뿐 아니라 대중의 여론을 겨냥한 고도의 심리전 등 총체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인터넷 사회연결망(SNS)과 인공지능 체계를 활용한 허위사실 유포와 기만전략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은 심리전과 여론전, 법률전으로 구성된 3개 전쟁, 이른바 ‘3전 교리’를 바탕으로 상대국의 사기 저하와 국내외 여론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공자학원 등 문화교류센터, 중국어 기반 활자매체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사이버 기술의 적용을 통해 상대국에 대한 사회통합성과 경제력, 사기와 행정력 저하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중국이 최대 위협…북한은 4순위”
설리번 담당관은 중국의 악의적 활동은 무력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유사시 훨씬 증폭될 것이라며, 주요 목적은 자국에 유리한 조작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란과 북한도 회색지대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며, 굳이 서열을 매긴다면 “러시아, 중국을 1, 2위, 이란과 북한을 각각 3, 4순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설리번 담당관] “Anybody who I would not consider to be China and Russia, certainly the DPRK and the Iranians also play in this. And if I had to stratify it again, I would put Russia is number one, China's number two, Iran is number three, DPRK is number four.”
다만 정보영역에서 과거 러시아가 나쁜 기후를 도입하고 중국이 기후변화를 야기했다면 점점 역할이 반대로 바뀌고 있다며, 아직은 러시아의 역량이 앞서지만 향후 중국이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적성국들의 입장에서 정보전 활용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의 재래식 군사우위가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이버전과 더불어 값싼 비용에 빠른 속도로 전장상황을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메이어 대행 “동맹관계는 정보전 대처 전력승수”
한편 메이어 차관보 대행은 향후 미국의 정보전은 외교를 적극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국무부 공공외교정책 부서와 미국의 국제방송을 관장하는 국제방송처(USAGM)와 적극 협력해 적성국의 허위정보 유포와 선전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특수전사령부 차원에서는 군사정보 지원작전 (Military Information Support Operations. MISO)으로 불리는 개념 적용을 통해 외국 청중을 겨냥한 다양한 정보공작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메이어 대행은 특히 적성국의 허위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동맹과 우방의 관계는 미국의 ‘전력승수’(Force Multiplier)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메이어 대행] “Our partners are force multipliers in deterring and disrupting adversarial disinformation. Through our ability to match words with deeds, we complement the efforts of our diplomats to deter malign behaviors, incentivize cooperation and at times compel action.”
팁턴 국장은 지난해 9명의 전구사령관의 긴급지원 요청 이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관련 기밀정보 지원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습니다.
팁턴 국장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거대 패권경쟁 위협에 대응해 기밀정보 공유 권한 확대와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