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방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탈리아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교황이 최근 결장 절제 수술 뒤 회복하는 중에도 방북에 대해 구상하고 있다는 겁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La Reppublica) 신문이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 신문은 ‘휴식 중에도 멈추지 않고 방북을 검토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는 제목의 7일자 기사에서 교황이 결장협착증 수술 뒤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재개할 일상 업무를 벌써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9월 순방 예정국인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외에 레바논과 북한에 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교황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속에 1년 반을 보낸 교황이 국제무대를 대상으로 한 ‘평화외교’를 위해 해외방문 재개를 강렬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지난 5일 한국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전남 목포시 산정동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일을 상기시키며, 이 자리에서 박 원장이 교황 개인비서 출신인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등을 만나 교황의 평양 방문에 대해 논의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박 원장은 미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교황의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었습니다.
신문은 또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직자성 장관에 유흥식 한국 대주교를 임명한 것이 방북과 관련한 신호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유흥식 대주교는 교황의 방북을 지지해왔으며 지난 2014년에는 교황의 한국 방문을 성사시킨 인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인터넷 매체인 ‘쿼티디아노나찌오날레’와 ‘라 리벨라지오네’ 등도 교황이 계속 북한 방문을 추진해 왔다는 박지원 원장의 발언을 전한 바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은 지난 2018년 10월 18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하면서부터 추진됐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교황이 초청장이 오면 방북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교황청 대변인실은 이와 관련한 VOA의 질문에 “2019년 교황의 해외방문 일정에 북한이 포함돼 있지는 않다"며, "다른 순방 일정과 추진 중인 계획이 너무 많이 잡혀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나라는 북한보다 쉽게 순방이 이뤄질 수 있는 곳”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올해 84살인 교황은 지난 4일 이탈리아 로마 가톨릭 게멜리 종합병원에서 결장협착증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며 다음주 퇴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교황청은 다시 제기된 교황의 평양 방문 가능성과 관련한 VOA의 질문에 아직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