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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한국이 먼저 개발한 SLBM 잠수함


한국의 첫 3천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이 지난 8월13일 해군에 인도돼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
한국의 첫 3천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이 지난 8월13일 해군에 인도돼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한국은 최근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3천t급 잠수함을 취역시켰습니다. 북한의 전략잠수함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입니다. 물밑에서 벌어지는 남북한의 잠수함 경쟁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첫 3천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이 지난 8월13일 해군에 인도돼 임무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도산 안창호함은 잠수함에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거제도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취역식에서 도산 안창호함을 개발한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소장은 이 잠수함이 최신 미사일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두선 소장] “한국 잠수함 최초로 수직발사관을 탑재하고 첨단 공격 및 방어 장비를 갖춘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중형 잠수함입니다.”

도산 안창호함에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 발사관 6기가 장착돼 있습니다. 이 잠수함은 바다 깊숙히 숨어 있다가 유사시 지상의 적을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도산 안창호함은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길이 83.5m, 폭 9.6m로 최대 속력은 시속 20노트(약 37㎞)이고 탑승 인원은 50여 명입니다. 또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춰 최대 3주간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 수중에서 작전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도산 안창호함 취역으로 남북한의 잠수함 경쟁은 본격화됐습니다.

잠수함에 먼저 주목한 것은 북한이었습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중국을 통해 옛 소련이 만든 로미오급 잠수함을 20여척 들여와 운영했습니다. 또 규모가 작은 잠수정을 비롯해 총 70여 척을 운용해왔습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1년 집권 이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개발에 주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북극성 미사일 개발을 마쳤고, 신형 잠수함 진수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잠수함 개발은 북한보다 늦게 시작됐습니다. 한국은 1992년 독일에서 1천200t급 장보고급 잠수함을 들여왔습니다.

그 후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장보고급 9척과 1천800t 손원일급 9척, 3천t급 도산 안창호 1척 등 총 19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남북한이 미사일뿐 아니라 잠수함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South Korea see this as parity, ceitain competition between…”

북한의 본격적인 잠수함 개발은 2011년 김정은 위원장 집권후 시작됐습니다.

집권 초 함경남도 동해함대사령부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2013년 가을께 전략잠수함 개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8년간 북한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사출시험, 그리고 중형 잠수함 개발에 주력해 왔습니다.

우선 SLBM 개발을 위해 북한은 옛 소련의 R-27 미사일을 기반으로 자체 북극성 미사일 개발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2015년 5월 8일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신포 앞바다에서 북극성-1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 해 11월 28일에는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이듬해 4월 23일에는 다시 발사에 성공해 30㎞ 비행에 성공했지만 7월 8일에는 미사일이 공중 폭발했습니다.

2017년 2월과 5월에는 북극성 2형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북한은 2019년 10월 2일 원산만에서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북극성 3형의 성공은 조선민주주의공화국에 대한 외부 세력의 위협을 억제하고…”

북한은 2020년 10월 10일 정권창건일 열병식에서 북극성- 4형을 공개했습니다. 또 올 1월 14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당 대회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형 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과거 한국 해군에서 손원일급 잠수함 함장을 지낸 잠수함연구소 최일 소장은 북한이 잠수함 발사용 미사일을 확보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일 소장] ”미사일 자체는 이미 제작했거나 충분히 제작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그러나 수중 발사 시스템을 구축했느냐는 별도 문제죠.”

북한은 또 전략잠수함 개발에도 주력했습니다.

북한은 처음에는 옛 소련에서 들여온 잠수함을 개조한 신포급 잠수함에서 SLBM 미사일을 시험했습니다.

그러나 수중 배수량이 약 2천t급인 신포급 잠수함으로는 미사일을 1발 밖에 장착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미사일을 여러발 장착할 수 있는 중형 잠수함 개발에 나섰습니다.

한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1천800t급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하는 것 외에 SLBM 6발을 탑재할 수있는 4-5천t 대형 잠수함을 건조 중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7월 새로 개발한 잠수함이 곧 실전배치된다고 밝혔습니다. 관영 `조선중앙방송' 입니다.

[녹취: 중방] “최고 영도자 동지의 세심한 관심 속에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에 배치되며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잠수함연구소 최일 소장은 북한의 그같은 주장에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최일 소장] “제 판단은 북한이 아직 3천-3천500t급 잠수함을 만들지 못했다고 봅니다. 왜냐면 정보체계가 아무리 은폐하려고 해도 노출이 안 될 수가 없고, 로미오급을 개량해서 SLBM 발사 시도를 한 것같은데, 그것도 성공했는지 불확실합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잠수함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전략잠수함은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은 북한의 ICBM과 핵무기 저장고, 군 지휘부 동향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 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은 언제든 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로 이를 삽시간에 파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잠수함은 사정이 다릅니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김 위원장은 SLBM 잠수함을 미리 출항시켜 동해 바닷 속에 숨겨둘 수 있습니다. 잠수함이 일단 바다 속에 숨으면 이를 찾아내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지상에 있는 미사일과 핵무기를 제거해도 북한의 전략잠수함은 살아남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핵탄두가 장착된 SLBM으로 서울, 도쿄, 괌, 오키나와, 하와이와 미 본토 캘리포니아에 대량 보복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세컨드 스트라이크 (2차 반격) 역량을 갖게 되는 겁니다.

과거 한국군 군비통제관실에서 근무했던 문성묵 국가전략 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박사] ”SLBM 역시 미 본토 가까이 가서 타격함으로써,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나 핵우산을 제공 못하도록, 한-미 동맹을 끊기 위한 목적...”

물론 북한의 잠수함 전력을 필요 이상으로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확보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또 새로운 잠수함에서 SLBM을 실제로 발사해 자신들의 역량을 입증한 적도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지금은 북한의 SLBM 잠수함이 실제적 위협이 아니라 ‘전략적 메시지’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May be a strategic message than anything else, some point they have capability…”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발하는 전략잠수함이 한반도 정세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 아니면 ‘전략적 메시지’로 끝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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