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고위급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이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CTBT 발효를 위해 미국과 북한, 중국 등이 지체 없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신뢰할 수 있는 길에 나서고, 유엔 안보리의 모든 관련 결의를 즉각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EU는 8일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8월 29일)’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채택 25주년을 기념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고위급회의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EU 대표] “The EU urges the DPRK to embark on a credible path towards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and to immediately comply with all relevant UNSC resolutions. In particular, the EU encourages the DPRK to further engage in meaningful discussions with all relevant parties to achieve lasting peace and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 We call on the DPRK to give effect to its stated intention to end nuclear testing by signing and ratifying the CTBT. The EU hopes for tangible progress leading to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closure of the DPRK’s nuclear test sites. “
EU는 특히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보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모든 관련 당사국들과 의미 있는 논의에 더욱 관여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발효함으로써 핵실험을 끝내겠다는 ‘구두 의지’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북한 핵실험장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쇄로 이끄는 가시적인 진전을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맥락에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와 그 전문성이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며, 북한의 핵실험 이후 CTBTO는 신뢰할 수 있고 독립적인 데이터를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국제사회가 적절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귀중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독일 정부 대표는 2000년 이후 핵무기를 실험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면서, “국제사회는 이런 실험들을 단호하고, 지속적이며 정당하게 비난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유럽 국가 등(Western Europe and other states)을 대표한 안도라공화국 대표는 북한이 강행한 6차례의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안도라공화국 대표] “President, the Group condemns in the strongest term, the six nuclear tests that the Democratic Peoples of the People's Republic of Korea has undertaken, which is just a violation of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on the issue…we reaffirm our support for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a peaceful fashion and we encourage all parties to commit to continuing dialogue.”
안도라공화국 대표는 관련 결의는 전적으로 존중돼야 하며, 특히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와 추가 핵실험 금지와 관련한 의무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평화적 방식에 따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며, 모든 관련국들이 지속적인 대화에 전념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996년 9월 채택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은 대기권, 외기권, 수중, 지하에서의 핵실험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CTBT가 발효되려면 핵 역량을 보유한 44개 나라가 모두 서명, 비준해야 하지만 현재 미국과 북한, 중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 이집트 등 8개 나라가 비준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중국, 이집트, 이스라엘, 이란은 CTBT에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고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은 서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나카미쓰 이즈미 유엔 사무차장 겸 군축 고위대표가 대신 읽은 메시지를 통해 CTBT 조약을 비준하지 않은 나라들에 지체 없는 비준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나카미쓰 대표] “I once again urge those states that have not ratified the CTBT to do so without delay. The eight States whose ratifications are necessary for the Treaty to enter into force have a special responsibility. But all States should commit to a legally binding prohibition.”
조약 발효를 위해 비준이 필요한 8개국은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나까미쓰 대표는 모든 나라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금지 조치에 전념해야 한다는 점도 상기시켰습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의 로버트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185개국이 서명하고 170개국이 비준하는 등 이 조약이 핵실험 금지에 대한 보편적 규범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이고 검증 가능한 핵실험 금지를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은 조약의 발효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플로이드 사무총장] “However, the only way to put in place an enduring and verifiable prohibition on nuclear testing is through the entry into force and universalization of the CTBT. The promise of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is not possible unless the international community comes together on this important cause.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핵무기 없는 세계에 대한 약속은 국제사회가 이 중요한 대의에 함께하지 않는 한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