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의 반응을 탐색하려는 목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과의 대화 재개 시 어떤 양보를 얻을 수 있는지 살펴보면서, 향후 대미 전략을 결정하는 데 참고하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북한이 앞으로 도발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15일 VOA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상징적’인 조치라며,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들은 북한이 바이든 정부를 시험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do believe that they’ve been using the short-range ballistic missile tests as one way of testing the Biden administration. Trying to take the measure of how the Biden administration is dealing with N Korea. The U.S. response will provide additional data points to N Korea as it continues to assess its options.”
스나이더 국장은 북한의 이번 발사는 “바이든 정부가 북한을 어떻게 다루는지 살펴보는 것”이라며, “북한이 계속해서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평가하는 가운데 이번 바이든 정부의 반응은 추가적인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이 같은 반응 살피기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서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지 탐색하는 노력의 일부이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가 지난 3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때 유엔 안보리 성명 채택 등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바이든 정부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불만은 나타내겠지만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은 가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런 류의 실험을 계속해도 될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스나이더 국장은 말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국장도 15일 VOA에 “북한은 미국, 일본, 한국이 이런 발사에 어떤 반응을 낼지 상황을 살피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 think what they’re doing right now is basically testing the waters to see what sort of responses they get from Washington, Tokyo and Seoul... I think the lesson that N Korea is going to draw is the Japanese are upset, S Korea is upset, but the U.S. at this point doesn’t really care that much”
카지아니스 국장은 “일본, 한국은 이번 발사에 대해 언짢아 하지만 미국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결론을 북한이 내릴 것”이라며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압박...어떤 양보안 낼지 관심”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일련의 발사와 관련해 “북한은 바이든 정부가 협상장에서 제재 완화라는 양보를 하도록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it is trying to set the conditions to force the Biden administration to make concessions in the form of sanctions relief to come to the negotiating table.”
맥스웰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래 북한은 정치적,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위협과 도발을 이용하는 각본을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번 발사에 대해 “미국, 한국, 일본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협의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위협과 긴급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they’re trying to increase pressure on the U.S. and others to just see what it is that the U.S. and its partners are prepared to put on the table. So sanctions easing is one possibility, some sort of broader or longer term cessation of military activity by the allies and partners that would be another, a greater package of assistance perhaps to come from the U.S. and others. I think all of those things are possibilities here.”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 압박을 가중해 이들이 협상테이블에 어떤 양보안을 내놓을 준비가 돼 있는지 그 내용을 보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재 완화와 연합군사훈련 중단, 대규모 원조 등이 모두 북한이 얻어내길 원하는 양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무기고 확대...한국 겨냥한 도발”
1990년대 북한과 제네바 핵 협상과 미사일 협상 등에 나섰던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탄도미사일 발사도 북한의 미사일 역량 확대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They may anticipate that at some point they will engage in negotiations with the U.S. and that such negotiations could result in capping their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ies. If that’s the case, they probably want to move before negotiations to begin to advance those capabilities so that they would not be precluded by any cap on their capabilities.”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은 언젠가 미국과 협상이 재개되면 핵과 미사일 개발이 동결될 것으로 생각해서 협상 전에 역량을 증진하려고 움직이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트럼프 정부 때부터 미국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외면해 왔다"며,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정치적 신호를 보낸다면 그것은 한국을 향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Under Trump, the U.S. has ignored these short range ballistic missile developments. I do think that to the extent that there’s a political message I think it’s N Korea responding to S Korea, which is also developing its conventionally armed ballistic missile capabilities. We know that S Korea launched a submarine based ballistic missile in a test and announced its own cruise missile development as well as the intention to develop a conventionally armed ballistic missile with a heavier warhead.”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한국에 신호를 보내는 이유는 “한국도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했으며 탄두 중량을 증대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도발 수위 고조할 수도”
북한의 앞으로 행보와 관련해 아인혼 전 특보는 “순항미사일은 안보리 결의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도발 의도가 아니었지만, 이제
탄도미사일 시험이라는 다음 단계에 진입했다”며 “어쩌면 북한이 도발 수위를 고조시킬 준비가 돼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Their cruise missile test was apparently designed to be non-provocative because cruise missile tests are not precluded by UNSC resolutions. But now they’ve taken the further step of testing of ballistic missile so perhaps they’re prepared to ratchet up their provocations. But I think they recognize that their key supporters, especially the Chinese and Russians would disapprove of their ICBM range missiles or nuclear weapons so I think unless the situation deteriorates much they will avoid that level of provocation.”
아인혼 전 특보는 그럼에도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를 감안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수준의 고강도 도발은 피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보다 훨씬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며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설 수 있고, 앞으로 몇 주간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적 위기 상황에 직면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힘을 과시하는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도발 수위를 너무 높이면 미국의 태도도 급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So there are limits to how far N Korea could push things and play this game. It’s one thing to turn up the heat if you will on the U.S. and its partners, but it’s another thing to engage in something as major and provocative as a nuclear and long-range ballistic missile test, because that basically brings any consideration of concessions or proposals to assist N Korea to a screechin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과 같이 중대하고도 도발적인 행동에 나선다면 미국의 양보 고려나 지원 제안 모두 ‘급하게’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