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간단체들이 연대한 시민사회단체가 오는 24일 탈북 난민 구출의 날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탈북 난민 보호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전 세계 주요 중국 대사관 앞 등에서 집회를 열어 중국의 유엔난민협약 이행과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 등 전 세계 70개 이상의 민간단체와 개인 활동가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NKFC)이 오는 24일 탈북 난민 구출의 날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는 21일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한 서한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에 들어오는 탈북 난민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고 강제 송환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 서한] “We appeal to you as China’s leader with this specific request: please provide safe passage to refugees coming into China from North Korea and cease returning them to North Korea. Those returned under your current policies face certain torture, certain imprisonment and even public execution.
특히 중국이 유엔난민협약과 의정서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 김정은 정권 치하의 북한 주민들은 말할 수 없는 잔혹 행위와 반인도적 범죄로 고통을 겪다가 탈출하기 때문에 국제법상 난민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당국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한 탈북 난민들은 고문과 감금, 심지어 공개 처형까지 당하고 있는 만큼 국제 협약에 따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탈북 난민의 경우 세계 다른 난민 위기와 달리 한국 헌법에 따라 한국 국민으로 인정돼 바로 정착할 곳이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탈북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난민기구(UNHCR)가 신속하고 안전하게 탈북 난민들의 재정착을 도울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부담을 갖거나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은 탈북 난민이 송환될 경우 박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장 난민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탈북민을 경제적 필요를 위해 입국한 불법 이주민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을 체포해 북한으로 계속 송환하고 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은 이런 중국 정부의 행태에 반발해 중국이 1982년 유엔난민협약에 서명한 9월 24일을 탈북 난민 구출의 날로 지정해 2011년부터 전 세계 중국 외교 공관 앞에서 강제북송 반대 시위와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오는 24일 오후 4시 30분에 워싱턴의 중국 중앙TV(CCTV) 지국 앞에서 시위를 갖고 중국 대사관으로 이동해 5시 30분부터 촛불 집회를 개최한 뒤 시진핑 주석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같은 날 한국과 일본, 뉴질랜드, 영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같은 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22일 VOA에, “지금은 탈북 난민 위기와 관련해 가장 전략적 시기”라며 중국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This is a very unique opportunity because we have a situation because of COVID, where North Koreans not accepting refugees back. That's basically buys us time to engage with China allow them to come to South Kore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북한 당국이 탈북 난민들의 송환을 거부하는 특별한 기회를 활용해 국제사회가 중국에 관여해 중국 정부가 이들을 한국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숄티 의장은 중국 감옥에 수감돼 강제 북송에 직면한 탈북 난민이 수백 명에 달한다며, 지금이 이들을 손쉽게 한국으로 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탈북 난민 구출의 날 시위 집회가 그동안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에 관한 VOA 질문에, “탈북 난민들에게 희망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I know that from evidence from people that we have given hope. I know that I have heard from refugees that contemplated suicide, but when they found out that people were protesting for their safety they realized they weren't alone.”
북송에 대한 절망으로 자살을 생각하던 탈북 난민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외부에서 시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혼자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고 희망을 가졌다는 여러 증거가 있다는 겁니다.
숄티 의장은 특히 과거 중국 대사관 앞에서 중국 감옥과 북송된 탈북 난민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행사를 VOA가 전했을 때 감옥에서 라디오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듣고 소망을 가진 탈북 난민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절박한 상황에 처한 탈북 난민들에 대해 우리가 결코 침묵할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