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5천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대북 지원사업을 했던 성직자가 최근 탈북민 지원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2015년 북한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31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4년 전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주인공인데요. 임 목사는 15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탈북민과 최근 경제난을 겪는 북한 주민들에게 계속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임 목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1997년부터 18년간 북한을 150차례 드나들며 북한 주민들을 위한 대규모 인도주의 지원 사업을 펼치셨는데, 2015년 1월에 갑자기 체포돼 노동교화형 등을 선고받고 31개월 만인 2017년 8월에 풀려나셨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임현수 목사) “석방된 이후 캐나다와 미국을 포함해 중남미와 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서 2년 정도 순회 선교사 형식으로 사역하고 북한의 실정도 알렸습니다. 그러다가 근래에 한국에 와서 5개월 됐습니다. 우리가 직접 가지 못하지만 자기 발로 이 땅에 찾아온 3만 4천 명의 탈북자들과 탈북자들 가운데 하나님께 헌신한 사역자가 300명 정도 됩니다. 그분들을 대상으로 수련회하고 성경 훈련하는 데 집중합니다. 우리가 지금 북한에 갈 수 없지만 자기 발로 넘어온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섬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교회들도 동참하고 있고, 탈북 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100만원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자연농업을 통한 자비량 선교사 파송하는 목적으로 자연 농업을 대부도에서 시작했고, 탈북 신학생 자녀들이 홈스쿨링을 하고 있어서 아이들을 모아 미션스쿨을 만들자고 해서 9월부터 시작하는데 여러 교회가 도와서 거의 다 준비가 잘 되고 있습니다. 제가 북한에 억류 중 받은 비전으로 만든 모임이 TMTC, Total Mission Training Center라고 해서 산하에 7개 핵심 가치를 두고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과거에는 북한 지도부가 반기는 인도주의 지원을 하셨는데, 지금은 북한 지도부가 인간쓰레기라며 가장 비난하는 탈북민 지원 활동을 하십니다.
임현수 목사) “일단은 (탈북민들이) 북한 사람들이었고 그분들이 자유를 찾아 이 땅에 왔고 80%가 다 예수님을 믿고 옵니다. 중국에서 선교사들이 다 전도한 뒤 (한국으로) 넘어왔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세속화 물결이 너무 거세서 그거에 휩쓸려 신앙을 잃어버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죠. 그러나 북한에 대한 마음은 우리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그들 같지 않죠. 일가친척들이 다 그곳에 있고 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기 때문에 복음을 받고 난 다음에 기회만 주어지면 고향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탈북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북한 선교의 최우선 순위가 역시 탈북자, 탈북신학생과 사역자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거죠. 그래서 이 형제들은 통일을 위해서 하나님이 예비하신 영적인 특공대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중적으로 훈련, 선교사 훈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 좋은 일을 하고도 그렇게 고초를 당하셨는데, 웬만한 사람이면 북한에 등을 돌리는 게 어쩌면 정상일 텐데, 왜 다시 북한인가요?
임현수 목사) “저는 18년 동안 150번 북한을 다니고, 또 해외 교회와 독지가들이 헌금해서 우리가 550억 원 정도를 고아를 먹이고 농촌을 지원하는 데 헌신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주는 자로 살았지 북한 주민들이 받는 고통을 잘 몰랐는데, 감옥생활을 하다 보니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이렇게 고통당하며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진짜 북한 선교를 하려는 마음을 갖게 됐죠. 그래서 구체적으로 기도하게 되고.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북한을 갈 수 없지만, 자기 목숨을 걸고 넘어온 사람들이 지금 수만 명이 살고 있으니까 이분들을 돕고 이분들을 세워드리는 게 북한 선교의 최우선 순위겠다고 생각했고, 또 현실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운동이 잘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자) 인도적 지원을 위해 방문하며 보셨던 북한과 지금의 북한은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임현수 목사) “북한 주민들은 너무(저를) 반가워했고 친척보다 반갑다는 말을 했죠. 뭐 자기들 굶어 죽을 때 먹을 것을 주니까 고마울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주민들의 분위기를 보면, 저는 항상 구제와 선교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제는 밭을 기경하는 거고 선교는 씨를 뿌리는 것이라면, 일단 기경을 해야 씨를 뿌리니까. 그래서 제 느낌이 황주나 해주, 사리원, 원산, 홍원, 청진 이런 데 우리가 집중적으로 사역했던 곳은 자유가 주어지면 예배당만 세워도 수백 수천 명씩 몰려들 것이란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주민들의 마음이 열렸고. 탈북민들도 마찬가지죠. 70년 동안 거기서 태어난 죄밖에 없는 사람들이니까. 항상 두 가지를 분리해서 대다수 북한 주민들과 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의 정권, 악의 축이 2천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만 제거되면 자유가 오기 때문에 그렇게 하나님이 역사해 주실 것이라 기도하고 있고 조만간 갑작스러운 통일이 오지 않을까 저는 늘 예측하고 기도합니다.”
기자) 이곳 워싱턴에서는 이번 주에 사흘에 걸쳐 국제종교자유 회의가 열렸습니다. 신앙의 자유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의 하나로 이를 박해하는 나라를 규탄하고 압박해 개선하자는 게 취지인데요. 북한은 이런 종교 박해에서 세계 최악이라고 미국 정부와 유엔 보고서들은 지적합니다. 목사님은 왜 신앙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임현수 목사) “기독교는 종교란 말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신앙으로 보면 사람이 창조된 자체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함을 입었기 때문에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야 합니다. 종교적인 것은 사람의 본능이기 때문에 또 가장 본능적인 자유에 속하기 때문에 그것을 막을 수 없고 모든 헌법은 종교적 자유를 허가하고 있는데, 북한은 그것을 통제하고 있고 김일성 종교로만 강요하고 있는 거죠. 북한은 지금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아니라 김일성 왕조 독재국가도 아니고 아주 악질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완전히 변질되고 그런 광신자로 만들어 놨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하나의 종교로 보는 거죠. 완전히.”
기자) 사만다 파워 미국 국제개발처장 등 미국 관리들은 여러 조사 결과를 인용해 종교 자유를 더 보장하는 나라가 그렇지 않은 나라보다 국내총생산 GDP가 두 배 이상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개인의 신앙의 자유를 국가가 보장하는 것은 인권 존중 뿐 아니라 풍요의 원천이란 얘기인데, 북한과 세계 많은 나라를 방문하시면서 그런 지적을 실감하시나요?
임현수 목사) “네, 아무래도 자유란 것이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자유 민주주의, 종교의 자유, 자유롭게 하니까 더 발전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공산주의 국가들, 종교를 억제하는 국가들은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기 때문에 교육, 문화도 그렇고 통치자들의 사상과 이념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전체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없죠. 북한은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자유라는 게 없으니까. 자유 시장경제가 없고 자유롭게 자기 말을 할 수 없고 모든 게 다 차단돼 있고 통제와 감시와 제재 속에 있기 때문에 발전이란 게 있을 수 없고 눈가림만 많이 발전한 거죠.”
기자)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신앙을 지키는 지하교인들이 북한에 수십만 명이 있다고 ‘오픈 도어즈’ 등 선교단체들은 지적합니다. 목사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임현수 목사) “이산가족들을 통해서 지하교인 다섯 가정이 평양의 제 호텔까지 찾아와서 같이 예배드린 적이 있어요. 그때 처음 알게 됐고 그분들을 통해서 찾아낸 가정만 600가정을 평안도 쪽에서 찾아냈습니다. 또 중국과 북한의 변경지역은 조선족 교회가 압록강 두만강 쪽으로 250여 개가 있는데, 그분들이 오랫동안 복음을 전했기 때문에 꽤 많은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는 없고 절대 김일성 종교 외에는 허가를 안 하니까. 봉수교회나 칠골교회, 조선그리스도연맹 같은 곳은 형식적인 곳이지 다 돈벌이 수단입니다.”
기자) 북한에서 다시 ‘고난의 행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주민들의 삶이 매우 열악하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임현수 목사) “고통받는 분들한테 위로의 말보다는 당장 필요한 양식이나 옷이 가야 하는데, 이게 도와주고 싶어도 한국 정부 통해 하게 되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잘 전달이 안 되기 때문에.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그렇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감시 감독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시급하게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다시 굶는 사태가 발생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서 복음을 전하고 전도한다 할지라도 살아있어야 전도하지 죽음 다음에 무덤에 교회를 세울 수도 없고. 지금은 어떤 형태로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또 성경에서도 소유권보다는 생존권을 항상 우선시하잖아요. 이것은 종교와 교파, 사상과 이념을 초월해서 무조건 도와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에 31개월간 억류됐던 풀려난 뒤 탈북민 지원 사업을 펼치는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를 만나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