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무부가 북한과 이란을 영국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확산금융 네트워크 배후의 핵심으로 지목했습니다. 특히 국제 금융망 접근이 제한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을 위한 자금 창출을 위해 개방성이 높은 영국의 금융 시스템을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재무부는 23일 공개한 ‘확산금융 국가 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화학.생물.방사능.핵(CBRN) 무기와 관련 운반체계 확산이 “전 세계적인 확산 방지 노력을 매우 불안정하게 하고 영국 국가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확산금융’에 연루된 행위자들이 CBRN 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자금 창출을 목적으로 국제 경제에서 영국의 입지와 국제 금융체계를 악용하려 하고 있다는 겁니다.
확산금융은 대량살상무기와 관련 운반체계, 물질 등을 개발, 획득, 수출하기 위한 자금 혹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보고서는 특히 영국이 확산금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북한과 이란에 주목했습니다.
영국이 금융제재와 관련해 직면한 많은 확산 위협은 북한, 이란과 연결고리가 있는 행위자들과 연관돼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 등록된 전문 보험업자가 북한과 연결고리가 있는 선박에 대한 재보험 증권을 제공하고 제3국에 기반을 둔 자회사를 통해 해당 나라의 보험 회사에 보험을 제공한 결과, 북한과 연결고리가 있는 선박이 보험을 들 수 있게 된 과거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이 선박의 첫 보험 가입 후 해당 선박과 선박 소유 회사는 북한 선적 선박과의 선박 간 석유 환적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돼 유엔에 이어 영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보고서는 이 선박에 대한 재보험 증권이 제재 부과로 인해 취소되지 않았다면 확산금융 위험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는 확산에 민감한 품목과 자재의 운송을 용이하게 하고, 그 결과 북한 정권과 향후 확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이 창출됐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은 영국 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확산금융 네트워크 배후의 핵심 행위자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대사관과 외교 관계자들이 확산금융 활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며 외교 범위를 넘어선 수단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북한 기업들을 위한 사업 기회를 찾으며 이 기업들의 공식적인 금융 시스템 접근 등을 돕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영국 런던에 있는 북한 대사관이 필연적으로 확산금융 위험을 제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자국에 다른 나라의 대사관을 둘 때 은행 계좌 제공과 관련해 지켜야 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요구사항이 있지만, 대형은행을 제외하고는 영국의 많은 은행은 이런 규정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영국은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지 않지만, 영국에서 학생 비자로 체류하는 북한인들이 북한 정권을 위한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의 선박 간 불법 환적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선박 네트워크 중 일부는 영국에 등록된 회사가 소유하거나 과거 영국 법인과 연관된 적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북한과 이란은 국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자금 조달과 자금의 이동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사용한다며, 특히 북한은 이런 새로운 방식으로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을 피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영국 금융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 내에서의 역할, 투자와 무역에 대한 개방성과 투명성을 고려할 때 확산금융 위협에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특성은 자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과 같은 영국이 직면한 다른 경제적 위협과 마찬가지로, 영국 경제를 확산자금 조달에 취약하게 만들고 영국 금융 시스템을 위협한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영국이 노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확산금융 위협은 민감한 품목, 심지어 영국에서 조달되지 않은 품목의 합법적 거래를 지원하는 금융.기업 서비스의 글로벌 제공자로서의 영국의 중심적 역할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확산금융 행위자들이 관련 활동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은폐하기 위해 영국에 유령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능력과도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