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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중·러·이란에 대한 공개 정보 보고서 발간 확대해야"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9월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9월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가 대외 전략의 초점을 테러 위협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으로 옮긴 가운데, 이들 국가들에 대한 공개 정보 보고서 발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미국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보고서들은 안보 현안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인식을 형성하고 적국들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군사 전문가인 앤서니 코드스먼 명예석좌는 최근 ‘영향력 전쟁’ 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미국 정부가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에 대해 기밀로 분류하지 않은 공개 정보 보고서 발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에 대해 억지력을 강화하고 전투 방법들을 구상하는 등 군사적인 대응을 하는 것 외에도 이들 나라들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인식에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코드스먼 명예석좌는 6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정부 대변인의 발언이나 가끔 내는 보도자료로는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코드스먼 명예석좌] “These are changing technically, the nature of what is needed to deter a war is changing, the nature of alliances is changing. These aren’t things that people can understand and see the need for simply by having press spokesman or occasional news releases being made about the changes taking place in the military balance and the nature of our strategic partnership and you have to explain in depth.”

코드스먼 명예석좌는 ‘전쟁 억지 방안, 동맹 관계의 성격 등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며,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깊이 있게 설명해야 하고 일반 대중 뿐 아니라 전문가들과 소통해 다른 나라 지도자들도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보고서가 “직접 전투를 하지 않고도 북한 정권에 전략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드스먼 석좌는 미 국방부의 연례 ‘중국 군사ㆍ안보 보고서’의 경우 전 세계 분석가들이 널리 인용하는 참고 문건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반해 러시아, 이란,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 보고서는 ‘너무 제한적이고 산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 DIA의 ‘2017 러시아 군사력 보고서’, ‘2019 이란 군사력 보고서’, ‘2021 북한 군사력 보고서’는 신뢰할 수 있고 고유한 공개 정보를 제공하지만 각각 한 차례만 발간됐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또 내용상으로도 현재의 국방력이나 전투 관련 자료을 주제별로 짤막하게 정리했을 뿐, 현재와 향후 능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없고 이웃 국가들에 대한 영향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드스먼 명예석좌는 VOA에 ‘2021 북한 군사력 보고서’가 매우 이해하기 쉽게 북한 위협의 유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연구소나 학계에서 내는 보고서에 비해 정확도나 신뢰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내용이 보다 확대되고 또 매해 발간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코드스먼 명예석좌] “It does not really explain in any depth what N Korea’s military buildup is doing relative to the forces of S Korea. What it is doing relative to the U.S. presence in the county, it focuses basically on the leader of N Korea but not the overall strategy and shape of the N Korean military effort.”

북한의 군비 증강이 한국군, 주한미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전혀 설명이 없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 북한군의 전반적인 전략이나 형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2021 북한 군사력 보고서’는 북한의 국가 안보 전략의 목표는 ‘김정은 정권의 장기적인 안전을 보장하는 것, 한반도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정권이 향후 1년에 걸쳐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무기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추가 지하 핵실험도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위협 평가 담은 정보 보고서...향후 수년간 유효할 것”

한미연합사 작전 참모 출신으로 ‘2021 북한 군사력 보고서’의 ‘외부 검토 위원’으로 참여했던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6일 VOA에 보고서 내용이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해당 문건이 정보 보고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맥스웰 연구원] “I think it’s very useful for policymaking. This is not for developing military responses, it’s not for developing military plans. It is for public policy discussion and formulation. Yes, there is always a lot more that could be included. This has to be presented in a form that is digestible and useful. As an intelligence report it is providing an assessment of the threat that we know exists.”

맥스웰 연구원은 “이 보고서가 군사 대응이나 군사 계획을 짜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많은 내용이 포함될 수 있겠지만,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방식으로 작성이 돼야 하고, 또 기존에 알려진 위협을 평가하는 정보 보고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또한 보고서가 계속 갱신된다면 좋겠지만, 일단 올해 나온 보고서가 앞으로도 한동안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맥스웰 연구원] “I think this report will be valid for some years to come, even though N Korea is developing new capabilities and they’re showing things off in parades, the baseline of this report is solid. It is a useful foundation for understanding the threat from the North and it serves the purpose to inform policy decisions very well.”

비록 북한이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고 열병식에서 신형 무기를 과시하지만, 보고서의 토대가 견고하며 북한의 위협을 이해하는데 있어 정책 입안가들에게 정보를 잘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2021 북한 군사력 보고서’가 수년에 걸쳐 관료적 체계를 통과해 발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미-북 협상이 진행 중이었던 전임 트럼프 정부 당시 일부 정책 입안가들은 이러한 보고서 발표가 협상에 해를 입힐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한편 코드스먼 명예석좌는 미국 정부가 군사력 보고서들 외에도 다양한 국가 안보 관련 보고서 발간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방부와 국무부의 연례 예산안, 미군의 11개 통합전투 사령부 웹사이트들, 미 의회조사국(CRS), 미 국무부의 인권과 종교, 테러 관련 연례 보고서들, 국무부 웹사이트, 미 중앙정보국(CIA) 월드 팩트북 등을 통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인식을 정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코드스먼 명예석좌는 특히 미국 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 동맹인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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