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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미 의회, 북한 문제 뒷전...'종전선언' 이견 표면화


워싱턴 D.C. 미 연방 의사당 경내에 성조기가 게양돼 있다. (자료사진)
워싱턴 D.C. 미 연방 의사당 경내에 성조기가 게양돼 있다. (자료사진)

새 회기를 시작한 올해 미국 의회에서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크게 뒷전으로 밀린 모습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한반도 사안에서 초당적 목소리를 내는 의회에서 올해는 한국전 종전선언을 둘러싼 이견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1월 선거를 치르고 올해 새롭게 시작한 117대 미 의회의 관심은 주로 국내 현안에 쏠려있었습니다.

의회 내 논의를 장악한 대외 현안은 무엇보다 중국이었고, 러시아와 이란도 우선순위에 올려진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까지 터지며 북한 문제는 계속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상하원 외교·군사위원회가 한반도를 주제로 올해 개최한 전체 청문회는 연례 안보와 인준 청문회를 제외하고는 지난 1월 존 루드 국방부 정책차관이 출석한 하원 군사위 청문회가 유일했습니다.

116대 회기 첫 해인 지난 2019년 미-북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정책과 전략을 재점검하기 위한 전체 청문회가 상하원 외교.군사위에서 각각 최소 한 차례씩 열렸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올해 최종 의결된 의회의 한반도 관련 안건도 전체 12건 중 1건으로 하원의 미-북 이산가족 상봉 결의가 유일합니다.

지난해 한반도 안건 12건 중 4건이 처리된 것에 비하면 올해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의회가 매년 의결하는 국방수권법안에도 과거에는 한반도 문제를 특정한 조항이 최소 한 개씩 포함됐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없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계속되고 상원이 양분된 상황에서 새 회기를 시작한 의회의 올해 우선순위는 상반기에는 국내 정치와 경제,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이란에 집중됐고 하반기에는 각종 예산안과 인준안 처리, 부채한도 조정에 쏠려있었습니다.

[녹취: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It is a busy day for the Senate, so let me break down each of these items in some detail…”

이런 상황에서도 상반기 의회 산하기구가 개최한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청문회와 하반기 불거진 한국전쟁 종전선언 논의는 올해 이목을 끈 의회 내 주요 움직임으로 꼽힙니다.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인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 지난 4월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청문회를 주도해 이목을 끈 의원은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입니다.

[녹취:스미스 의원] “I believe then and I believe now…”

인권위원장인 스미스 의원은 당시 청문회에서 한국 정부의 이 법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따른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법 수정을 촉구했습니다.

스미스 의원은 또 당시 청문회를 시작으로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추후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내년에도 관련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한국전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 의원들 간 찬반이 엇갈린 것도 올해 이목을 끈 사안입니다.

캘리포니아주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 주도로 30여 명의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법안 지지에 서명했고, 이 가운데 20여 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서한까지 보냈습니다.

이 서한이 발송된 지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초 이번에는 캘리포니아주 영 김 하원의원 주도로 30여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영 김 미 하원의원이 외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영 김 미 하원의원이 외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올해 한반도 사안에 거의 유일하게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 의원은 초선인 영 김 의원입니다.

올해 하원에 입성한 한국계 김 의원은 특히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인권특사 임명을 촉구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관련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김 의원] “I believe President Biden will have to apply…”

김 의원은 지난 5월 미-한 첫 정상회담 후 한 화상대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의회 기류와 관련해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문제에 초당적인 의회에서 종전선언을 두고 올해 찬반 의견이 양분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We have enjoyed great bipartisan…”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내년에도 일부 한반도 안보 현안을 두고 의회 내 이견이 발생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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