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대북제재 위반 몰수 자금 1천500만 달러 육박…6개 위반기업 300만 달러 벌금 납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지난 2019년 5월 미국령 사모아 수도 파고파고항에 정박해 있다.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지난 2019년 5월 미국령 사모아 수도 파고파고항에 정박해 있다.

최근 미국 법원이 대북제재 위반 자금에 대해 연이어 몰수 판결을 내리면서, 몰수 금액이 1천5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북제재를 위반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내기로 한 벌금 액수도 300만 달러를 넘겼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금까지 미국 법원이 몰수를 허가한 대북제재 위반 자금은 1천491만 달러입니다.

VOA가 미국 법원기록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미국 법원이 최근 몇 년간 개인 자금 3건과 기업 자금 8건에 대해 몰수 판결을 내리면서 1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미국 국고로 환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조치는 4개의 익명 기업이 소유한 계좌 3개에 예치된 237만 달러를 겨냥했습니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지난 6일 발표한 명령문을 통해 해당 자금이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과 달러 거래에 이용되고, 자금을 소유한 회사 중 일부는 북한 정찰총국의 관리를 받아왔다며 몰수를 허가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기업 ‘라이어 인터내셔널 트래이딩’의 자금 42만 달러와 이 업체의 대표 탕씬 등의 개인 자산 각각 50만1천 달러와 2만4천 달러에 최종 몰수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라이어 인터내셔널’은 중국 통신기업 ‘ZTE’가 불법으로 북한에 통신기기를 판매하고 관련 자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도운 혐의를 받았는데, 검찰은 업체 대표 부부에게 다른 소득이 없었다며 개인자산에 대해서도 몰수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미국 법원은 이들 판결에 앞서 대북제재 위반을 이유로 몰수 소송을 당했던 싱가포르 소재 기업 밸머 매니지먼트와 트랜스애틀랜틱 파트너스, 중국의 단둥청타이무역과 이 업체 대표 치유펑 등의 자산에 대해 지난 2018년과 2019년 최종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들이 미국 정부에 몰수당한 금액은 약 1천158만 달러로, 최근 몰수 판결이 내려진 자산을 더해 전체 몰수 규모가 1천500만 달러로 늘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몰수 총액에는 지난 2019년 최종 몰수 판결을 받았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 지난해 몰수된 유조선 ‘커리저스’ 호의 매각 대금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몰수 총액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북한의 불법 가상화폐 해킹 계좌들에 대한 몰수 소송 2건이 현재 계류 중이어서 이들 자금까지 최종 몰수 판결을 받을 경우 전체 몰수 규모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입니다.

미국 법무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잇따르던 2017년을 전후해 대북제재 위반 자금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해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이들 소송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서 전체 몰수 금액의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몰수 소송에 앞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벌금 납부에 합의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대북제재 위반 행위가 적발돼 미 정부에 벌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한 기업은 지난 2년 동안 총 6개로, 이들의 벌금 납부액 총액은 311만 달러입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직원들의 계좌를 개설한 ‘TD 뱅크그룹’이 미 재무부와 11만5천 달러의 벌금에 합의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TD 뱅크 지점.
미국 뉴욕의 TD 뱅크 지점.

재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TD 뱅크그룹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의 인가 없이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직원 9명의 계좌를 개설해 총 1천479건의 거래를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TD 뱅크가 지난 2016년 12월20일부터 2018년 8월 15일 사이 허가 없이 거래한 금액만 총 38만3천865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본사를 둔 금융서비스 업체 ‘비트페이’가 북한 등 제재 대상 국가들에게 결제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를 인정해 50만7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그 밖에 인도네시아 소재 제지업체 'PT BMJ'사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 아랍에미리트(UAE)의 담배필터 제조업체인 ‘에센트라 FZE’,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수출입업체 ‘양반’ 등도 이 기간 미 법무부와 벌금에 합의한 기업들입니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북한 등 제재 대상 국가들의 해외 공관에 물건을 판매한 혐의를 받아 벌금 납부에 합의했으며, ‘양반’은 동남아 일대에서 대북 제재 회피 목적의 자금세탁에 공모하고, 미국의 대리은행들을 속인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