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대 철광산 중 하나인 무산광산에서 최근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습니다. 대북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도됐던 이 곳에서 수출 금지품목인 철광석 채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함경북도에 자리한 노천 철광산인 무산광산의 지형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랩스(Planet Labs)’의 지난 5년 간 자료를 확인한 결과 해를 지날 수록 무산광산 주변에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외벽이 점차 바깥으로 밀려나는 등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노천이라는 특성상 채굴을 통해 지대가 넓어지고, 이를 옮기기 위한 길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광산의 서쪽에 위치한 한 지점의 경우 2017년까지 기존 4개 층으로 만들어진 외벽이 지난해에는 안쪽으로 각각 100m씩 더 들어간 형태로 변해 있었고, 긴 삼각형 형태로 길게 뻗은 모양도 점차 넓은 원형으로 진화했습니다.
또 그 주변엔 과거에 없던 타원 형태의 길 여러 개가 만들어져 전체적인 지형에도 변화가 생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다른 지점에선 하층부에서 변화가 관측됐는데, 외벽이 이전 위치에서 약 80m 동쪽으로 옮겨지고, 일대 공간이 더 늘어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채굴 활동을 통해 채굴 지점이 더 하층부로 내려가고, 이후 외벽이 점점 더 밀려나며 빈 공간이 늘어난 겁니다.
이 곳에서의 채굴 활동은 2020년을 전후해 더욱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2017년에서 2018년 사이보다 2019년과 2020년, 또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만들어진 이 일대 지형 변화가 더 컸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2020년을 전후해 이곳에서 좀 더 많은 채굴 활동을 벌였다는 점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닉 한센 미국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VOA의 분석에 동의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You can see definitely changes. There are two ways to look at them. One is the road pattern; you can see that change over time. And the other is spoil piles. That changes a lot.”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특별히 도로 모양과 폐석 더미가 쌓인 모습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한센 연구원은 이 일대에서 움직임이 있는 것은 물론, 채굴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화질이 좀 더 좋은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살펴보더라도 실제 이곳에서 채굴 활동이 활발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원과 에어버스가 지난해 9월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대형 채굴 장비들이 광산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며, 그 주변과 길목 곳곳에 초대형 트럭들의 움직임도 뚜렷합니다.
앞서 일부 북한전문 매체들은 북한이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2018년 무산광산의 운영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철광석은 북한의 대표적인 광물 수출 자원 중 하나였지만,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가 북한의 모든 광물 수출을 금지하면서 판로가 막혔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공해상 선박간 환적 방식을 이용해 중국 측에 석탄은 물론 철과 철광석 등 광물을 불법으로 수출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 때 중단됐던 철광석 생산이 재개된 사실을 시사한 겁니다.
여기에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실제로 북한이 철광석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약 800만t의 철광석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 2371호가 통과될 당시 북한이 철과 철광석 수출을 통해 연간 2억5천만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지적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