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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주한대사 내정설' 골드버그, 제재 협력 등 미한 공조 기여할 것"


지난 2009년 8월 필립 골드버그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이 서울을 방문했다.
지난 2009년 8월 필립 골드버그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이 서울을 방문했다.

1년 넘게 공석이었던 주한 미국대사에 필립 골드버그 콜롬비아 주재 대사가 내정된 것으로 보도된 가운데, 그의 대북제재 활동 이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와 함께 일했던 미국 전직 관리들은 한반도 상황에 해박한 그가 임명된다면 제재 문제를 넘어 효율적인 미한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필립 골드버그 대사의 주한 미국대사 인사 보도를 접한 미국 전직 관리들은 그의 제재 관련 이력을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한국 언론은 26일 청와대 고위관계자 등을 인용해 골드버그 대사 내정이 한국 정부에 통보된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2009년에서 2010년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으로 유엔 대북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총괄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대표로 활동했던 글린 데이비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골드버그 당시 조정관과 함께 북한 문제를 다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골드버그 대사가 임명된다면 대북 제재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와 효과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데이비스 전 대표] “I think it’s good that he has had that sanctions experience because he knows a great deal about it. And he’ll be very effective when, as Ambassador of the U.S. is called upon to discuss it with his counterparts in the government in Seoul. So I think that’s a good thing.”

데이비스 전 대표는 “그가 제재 경험이 있는 것은 매우 좋다”며 “그는 제재 문제를 매우 잘 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주한 미국대사 자격으로 그를 불러 (대북 제재를) 논의할 때 그는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무부와 국무부, 백악관에서 20여년 간 제재와 비확산 문제를 담당했던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골드버그 대사의 대북제재 운용 경험이 미-한 공조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녹취: 루지에로 연구원] “I think Ambassador Goldberg, understanding the nuances of sanctions policy and the importance of implementing those issues will be helpful both to the U.S. and presumably to the S Korean government.”

“골드버그 대사가 제재 정책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안다는 점이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대이란 제재 이행에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그의 내정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골드버그 대사가 맡았던 국무부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은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를 각국이 잘 이행하도록 조율하는 역할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루지에로 연구원] “The other role that position could play is working with other governments to make sure that they are implementing both the U.S. sanctions but more importantly the U.N. sanctions as well. The U.S. usually has more information about certain issues than other countries and so there’s benefit to having a senior official, especially his stature in going around the world and engaging at the right level with these foreign governments to encourage them to either stop their activities with N Korea or to work through whether they have the appropriate policies in place to detect when N Korea might come into their country.”

이어 “미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정보가 더 많다”며 “골드버그 대사와 같은 고위급이 외국의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과 협력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북한의 활동을 추적할 적절한 정책을 함께 구상할 경우 많은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골드버그 대사의 개인 역량과는 별도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서 제재가 차지하는 위치는 언제나 워싱턴이 주도할 것”이라고 루지에로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도 26일 VOA에 골드버그 대사의 대북제재 관련 경험과 역량이 한국에 주재하며 발휘될 지는 전적으로 미국 정부의 향후 대북 접근법에 달렸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골드버그 대사가 조정관을 지낼 당시 국무부에서 함께 대북 제재 문제를 다뤘던 아인혼 전 특보는 “바이든 정부가 무엇을 결정하든지 그것이 차기 주한미국대사의 (제재 관련) 입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His position is whatever the Biden administration decides that it is.”

따라서 “구체적으로 골드버그 대사의 제재 관련 입장이나 정책을 추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전 대표는 골드버그 대사가 국무부에서 외교관 경력을 유럽에서 시작한 점이 자신과 같아 “우리는 공통적인 DNA가 있다”며 “미국 외교관들은 여러 다른 현안들을 매우 빨리 습득하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의 “과거의 특정 경력만이 그에게 과도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녹취: 데이비스 전 대표] “I think it’s a mistake to assume that just because he had that job, that’s going to be all he’s going to be talking about of that that will be his emphasis. I think he’ll do the right thing.”

데이비스 전 대표는 “그가 (조정관) 역할을 했었다고 해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만 하거나 그 부분만 강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골드버그 대사가 “(대사로서)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고의 외교관”… “탁월한 선택”

골드버그 대사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그가 ‘미국 최고의 외교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6일 VOA에 수 십년 간 골드버그 대사를 알고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know him very well. Let me just say he’s one of the finest foreign service officers. Really just the best. And if this is true, because it’s only been announced by the media, it’s very good news for the U.S.-ROK relationship. He is one of the best diplomats America has.”

최근 세르비아 대사로 임명돼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힐 전 차관보는 “그는 미국 최고의 외교관”이라고 거듭 밝히며,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한 관계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도 이번 지명은 바이든 정부가 미한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If Phill is appointed, I think it will be an indication of the extremely high importance the U.S. places on the U.S.-South Korea relationship… He’s a real professional, one of the best professionals in the U.S. Foreign Service. And I believe he will be the most recent in a long line of excellent U.S. ambassadors to South Korea.”

아인혼 전 특보는 골드버그 대사가 “미국 외교가의 최고의 전문가 중 하나”이며 “수많은 탁월한 주한 미국대사들의 계보를 잇는 가장 최근에 임명된 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가 대북제재 조정관으로 일하던 시기에 국무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던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골드버그 대사가 한반도 문제에 해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think he brings a lot of experience and an understanding. He understands Korea, he understands the U.S., he understands the State Department, I think he would be the ideal person to be there.”

킹 전 특사는 “그는 많은 경험과 식견이 있다”며 “한국과 미국, 국무부를 잘 알고 있어 그 자리로 가기에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비확산센터 소장도 26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골드버그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 “Ambassador Goldberg is an excellent choice for the ambassadorship in Seoul. He’s an experienced diplomat who is very familiar with issues related to N Korea, given his work as Coordinator for implementation of the UN Sanctions on N Korea and also, his work as Assistant Secretary of INR, responsible for providing the Secretary of State with current and strategic analysis related to North Korea and its nuclear program.”

디트라니 전 소장은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 문제에 매우 익숙하다”며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냈고,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담당 차관보를 지내면서 국무장관에게 북한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최신의 전략적 분석을 제공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골드버그 대사 내정에 대한 VOA의 문의에 26일 “발표할 인선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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