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 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금융 제재를 통해 중국에게 ‘미국의 금융체계와 북한’이라는 선택지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현 국제정세 속에서 제재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며 대북 사이버 공격 등 다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8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방송에 출연한 두 전문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미사일 시험에 대응 방안으로 미국 정부에선 현재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야 할까요?
루지에로 선임연구원) 첫째로 미국 정부는 외교적 연합을 재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중국 외교부장과의 며칠 전 전화통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에는 북한이 언급조차 안 됐습니다. 상당히 놀라운 일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안인 것은 알지만 북한의 이런 모든 시험발사가 있었고, 또 중국이 안보리에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과 대화를 한 것인데 공개적인 보도자료에 북한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실수였습니다. 실제 대화에서는 언급됐길 바랍니다. 지난 1월 20일 8개국 성명이 나왔지만 불쾌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그 성명도 미국과 다른 7개국 대표들이 안보리 밖에서 한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 문제를 진전시키는 것을 허용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명 작성국 가운데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일본을 제외한다면 미국은 안보리 이사국 중 절반 이하의 나라들만 성명에 포함시킬 수 있었습니다. 인도나 멕시코, 노르웨이는 성명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은 외교적 연합을 재건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그런 뒤 경제적 압박과 군사적 압박 그리고 그 외 다른 압박 캠페인의 요소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또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쇠퇴한 것들이죠.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북한의 연속적 미사일 시험발사를 어떻게 보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저는 북한이 지난해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김정은의 전략적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봅니다. 국제사회 반응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으면서 말이죠. 우리가 정말 우려해야 하는 것은 김정은이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부터 시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앞으로 5년 안에 달성하려는 의제들을 보면 거기에는 고체연료가 있고 장거리 미사일과 위성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있습니다. 이런 모든 항목들은 북한이 사다리를 타고 계속 올라가면서 북한이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대립하게 만들 가능성을 높입니다.
진행자)국무부는 미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는데요. 적절한 대응인가요?
스나이더 국장) 그런 것은 전통적인 대응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봐 왔던 것이죠. 그러나 분명히 충분하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핵심적인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우리가 해왔던 일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죠. 좀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할 것입니다. 북한이 이런 행동을 선택하는 데 대해 대가를 높이고 또 이런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틀을 형성하려는 시도를 위해서죠. 그런 것은 북한의 우려에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동시에 미국의 목표도 달성하게 만들 겁니다.
진행자)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를 돌이켜보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추가 제재는 없었습니다. 루지에로 선임연구원님은 당시 백악관에 계셨었는데요. 그렇게 한 배경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루지에로 선임연구원) 아시다시피 트럼프 행정부는 흥미로운 방식의 대북정책을 갖고 있었습니다. 정책 변화를 고려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는 두 번의 임기를 가진 다른 대통령들과 같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대 압박 캠페인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최대 관여로 돌아섰죠. 최대 압박을 희생하면서 말이죠. 또 북한이 이런 관여를 거부하고 미국이 대선 국면을 맞으면서 제재는 약화됐죠. 트럼프 행정부는 안타깝게도 전임 행정부의 실패한 대북 정책의 전철을 밟게 됐습니다. 불행하게도 바이든 행정부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압박 혹은 관여’라는 함정에 빠집니다. 우리는 정책적 관점을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다양한 강도로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것이죠. 그것이 아마도 앞으로의 최선책일 것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비교하시겠습니까?
스나이더 국장)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이 말한 것처럼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이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의 일부겠지요. 저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관대하지 않았다고도 생각합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토대로 행동을 취하려 했지만 실패하기도 했죠. (바이든 행정부의) 차이점은 강대국의 경쟁이라는 맥락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제한됐다는 점입니다. 북한 문제를 다루는 국제적 연합 구축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도 말이죠. 따라서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달 초 미국 정부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북한인들에 대한 독자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이런 조치들이 충분한 건가요?
스나이더 국장) 미국이 국제적 연합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는 있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그것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였죠. 하지만 과거에 파트너였던 나라로부터 협조를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죠. 이건 마치 미국이 앞문만을 잠그고 지키는 상황과 같습니다. 열려 있는 뒷문으로 승합차가 서 있고 많은 이들이 드나들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중요한 것은 미국이 독자적으로 앞문과 뒷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 제재를 뛰어넘는 추가적인 조치를 찾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진행자) 루지에로 연구원님은 이런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 조치들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루지에로 선임연구원) 바이든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한 것은 잘 한 일입니다. 그 문은 닫혔습니다. 이제부턴 미국이 강력한 정부기관들을 이용해 이들 제재를 단속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현재 미국 의회에는 초당적인 사안들이 많지 않습니다. 압도적인 다수의 결정으로 통과되는 것들이죠. 대북제재는 몇 안 되는 초당적 사안입니다. 의회는 2016년과 2017년, 2019년에 대북제재를 통과시켰죠. 따라서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토대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을 아프게 만들면 됩니다. 중국은 그들이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받았을 때 이행을 했습니다. 북한에는 중국이 북한을 선택해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매번 실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더 압박하지 않는 한 제재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루지에로 선임연구원) 맞습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들을 겨냥할 수 있고 중국이나 러시아가 관여하지 않는 대북제재 위반들을 다룰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매우 작은 부분만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언제 우리가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의 뒤를 쫓을 수 있겠는가?’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에게 우리가 그렇게 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경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했습니다. 중국의 대형 조직을 뒤쫓았죠.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게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진행자)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스나이더 국장)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제재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재에 대한 논의에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이건 중요한 도구이지만 제재를 넘어 제재 노력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도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우리의 대북 목표 달성을 위해 말이죠.
진행자) 루지에로 선임연구원님.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게 대북 제재를 가하도록 설득하는 게 가능할까요?
루지에로 선임연구원) 아마 그렇게 할 것입니다. 다자적 제재의 여지는 여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말이죠. 만약 김정은과 그의 정권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핵 실험을 한다면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더 쉬워질 것입니다. 스나이더 국장님의 말에 동의합니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금융 제재뿐 아니라 잠재적인 압박의 모든 관점을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죠. 다만 아직 금융 제재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금융제재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군사적 측면까지 고려할 필요가 생깁니다. 석탄과 정제유 운송과 관련해 제재를 물리적인 방식으로 이행하는 것인데요. 그런 물리적인 방식으로 차단하는 게 더 좋을까요, 아니면 그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중국과 러시아 내부의 네트워크들을 겨냥하는 게 더 좋을까요? 저는 후자를 선호하고 전자는 보류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앤서니 루지에로 선임연구원과 스콧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두 전문가의 대담은 한반도 시간 29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