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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국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선결조건 없다...북한 원하는 방식 가능"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선결조건이 없고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다음달 열리는 대통령 선거 결과가 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과 관련해 “정상회담의 선결조건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회담 방식을 두고도 “대화 의지가 있다면 대면이든 화상이든 방식이 중요하지 않다”며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10일 임기 종료를 3개월 앞두고 한국의 '연합뉴스'와 '로이터' 등 세계 7대 통신사와 합동으로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화에 선결조건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결조건이 있더라도 “그 조건 역시 대화의 장에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임기 마지막까지 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갖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최근 북한이 무력도발을 이어가며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정상회담 같은 '톱다운' 방식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재가동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소통이 많이 이뤄졌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가동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답변을 하지 않고 다만 “김 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나 장시간 대화했고 깊이 소통하며 신뢰관계를 쌓아왔다”며 “만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필요한 소통을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미국 바이든 행정부 역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외교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있고,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도 꾸준히 강조하면서 실제적인 대북 접촉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3월 열리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다가온 선거 시기와 선거의 결과가 남북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선에서 승리하는 쪽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면 문 대통령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지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힘들어 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문 대통령은 또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 “미-한 간에는 북한에 제시할 문안까지 의견 일치를 이룬 상태이고 중국도 종전선언을 지지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도 만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필요한 소통을 해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신뢰를 더욱 튼튼히 하며 비핵화와 평화협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으로서 종전선언을 내놓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임기 내 종전선언을 이루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이 현실적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2019년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하노이 회담에서 ‘빅딜’이 성사됐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그것이 어려웠다면 단계적으로 접근해나가는 ‘스몰딜’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 ‘대화의 계속’이 담보됐어야 했는데 ‘노딜’로 끝난 것이 매우 아쉽다”고 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엄중한 시각도 드러냈습니다.

문 대통령은 “만약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한반도는 순식간에 5년 전의 전쟁 위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끈질긴 대화와 외교를 통해 이런 위기를 막는 것이야말로 관련국들의 정치지도자들이 반드시 함께 해내야 할 역할”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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