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24일 새벽,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침공을 단행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공격을 규탄하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몇몇 나라가 미얀마 군사정권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국제 사회가 우려했던 일이 결국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현지 시각으로 24일 새벽,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사작전 승인 후 바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북부에 육∙해∙공 전면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군사작전을 승인하면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긴급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제기하고 있는 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동부 지역뿐만 아니라 남부, 북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동부 루간스크, 북부 체리니히우, 남부 오데사항과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곳곳에서 미사일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도 키예프 근처에서도 거대한 폭발음과 총성이 들리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러시아 지상군과 탱크 등 중화기가 여러 방향에서 우크라이나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시들에 미사일 공격을 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민간인 대상 공격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군사 기반 시설과 방공체계, 군사 공항 등을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인명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24일 밤 기준, 57명이 사망하고 169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보건장관이 밝혔습니다.하지만 상황이 급속히 전개되고 있어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유엔과 국제 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모든 안보와 국방 요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민들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주문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을 반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우 인근 도로에서 러시아군 탱크 4대를 파괴했으며, 루간스크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러시아군 5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전투기 6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는데요. 러시아와 친러 반군 세력은 우크라이나의 이런 주장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 공격 임박설을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지만 이날 연설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목적은 우크라이나를 파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푸틴이 방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침공을 단행했다”라고 밝히고 “이는 침략 전쟁”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런 상황에 지금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기자) 대통령이 동요하지 말라고 했지만,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국경 근처 주민들은 두려움 속에 대거 피난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현지 영상과 사진을 보면, 키예프 도심 도로는 피난 길에 오른 자동차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고, 지하철이나 철도 역사에도 많은 사람이 두려움 속에 짐 가방을 들고 서둘러 이동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군이 3면에서 공격하고 있으면, 이들이 향하는 곳은 서쪽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동쪽과 북쪽은 러시아 지상군이 몰려 들어오고, 흑해와 접한 남쪽은 러시아 군함들이 포위하고 있기 때문에, 서쪽이 유일한 피난 통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서쪽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와 접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자 미리 서쪽으로 이동한 사람들도 많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많은 사람이 만일의 사태가 벌어지면 폴란드로 들어갈 계획으로 국경 근처 리비우 등지로 피난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앞서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폐쇄하고 그동안 리비우에서 간단한 영사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키예프에서 리비우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되죠?
기자) 평상시에는 자동차로 약 5시간 정도 거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피난 행렬로 10시간은 잡아야 한다고 리비우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유경훈 씨는 전했습니다. 이날 새벽 키예프를 출발해 리비우에 도착한 교민 김재원 씨는 지인들끼리 사전 정보를 교환하고 미리 피난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리비우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유경훈 씨는 리비우 시내에는 지금 사람들이 거의 없고, 타지에서 온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비우에서도 이날(24일) 여러 차례 공습 사이렌이 울렸는데요. 슈퍼마켓에는 물건을 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고 유경훈 씨는 전했습니다. 김재원 씨는 키예프를 출발하기 전,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려고 했지만 현금 지급기에 돈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또 리비우로 이동하는 도중 주유소마다 차량이 줄지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유경훈 씨는 지금 국경을 넘어 폴란드로 가는 현지 주민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현재 폴란드 정부는 긴급 대피소 등을 준비하고 대규모 난민 발생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사회 반응 살펴보겠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로 돌아가서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국제 사회에 어떤 말을 했는지 들어보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계속해서 돈바스 지역을 공격하는 것과 러시아로 다가오는 나토의 확장 위협, 그리고 나토의 우크라이나 영토 이용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즉각 무기를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경고하는 한편, 러시아인을 포함해 민간인을 대상으로 그동안 수많은 유혈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법정에 세울 거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자들을 겨냥한 경고인가요?
기자) 네. 그렇게 풀이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하지만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는 것은 러시아의 계획에 들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만일 외국이 개입하면, 러시아는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는데요. 먼저 미국 정부 반응 보겠습니다.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공격은 계획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난 몇 주 동안 계속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서방 세계의 거듭된 대화 노력을 거부하고 전쟁을 선택했다고 규탄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침략자라고 비판하면서 그와 그의 나라는 그 결과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발표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추가 제재와 수출 통제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차 제재 때 포함되지 않았던 ’VTB’ 은행 등 금융 기관과 기술 수출 금지, 푸틴 대통령 측근과 가족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다면서 이 제재는 러시아에는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미국과 동맹의 영향은 최소화하도록 고안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를 활용해 거래할 수 없게 만들 거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초강력 제재 수단으로 거론됐던 국제금융결제망 ‘스위프트(SWIFT)’ 에 대한 러시아 접근 차단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 계획도 있는 겁니까?
기자) 이날 발표에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 문제는 “테이블에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왜 당장 제재하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토 대응의 일환으로 독일에 추가 병력 파병을 승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가 조처를 논의하기 위한 나토 회담이 25일 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나토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나토는 이날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회원국 대사 긴급회의를 열고 동맹국 동부 지역에 육해공 병력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토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계획도 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파병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또, 현재 나토 병력 강화는 나토 동맹국 안에서, 방어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현재 우크라이나 안에도 나토 병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각국 반응 보죠.
기자) 각국 정상들은 일제히 충격과 유감을 나타내면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추가 제재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가 끔찍한 유혈 참사와 파괴의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하고, 동맹국들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동안 러시아와 서방 간 중재를 자처하고 나섰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강력히 규탄하고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동맹국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유럽에 다시 전쟁을 가져왔다고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중국은 '침공'이라는 용어 사용에 반대를 나타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국 언론들이 러시아의 행동을 '침공'으로 표현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가 자제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은 이런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즉각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23일 밤 다시 긴급 소집됐는데요. 하지만 안보리 회의 후 30분도 안 돼 러시아의 공격 소식이 나왔습니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은 국제 사회의 행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24일 제출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등이 미얀마 군사정권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토머스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러시아와 중국, 세르비아 등이 미얀마 군사정권에 계속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얀마는 군부가 여전히 정권을 장악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1일 군사쿠데타를 일으켜서 기존 민간정권을 전복시키고 새 정부를 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체포됐고, 수치 고문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등이 군사정권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앤드루스 보고관이 문제 삼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미얀마 군정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민간 세력을 무력으로 탄압하고 있는데요. 중국과 러시아가 공급한 무기가 민간인 공격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유엔 쪽 자료를 보면 적어도 민간인 1천500명이 사망했고요. 반군과 정부군이 전투를 벌이는 지방에서는 30만 명 이상이 피난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중국 등이 어떤 무기를 미얀마 군정에 공급했다는 겁니까?
기자) 네. 전투기, 장갑차량 등을 공급했다는데요. 세르비아 같은 경우는 로켓과 포를 미얀마에 판매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들 무기가 모두 민간인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앤드루스 보고관은 성명을 내고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무기가 미얀마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데 다른 말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무고한 이들을 살해하는 데 사용되는 무기가 미얀마 군부로 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앤드루스 보고관 주장에 관해 당사국들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미얀마 군정과 러시아는 이에 논평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미얀마 내 모든 당사자가 장기적인 국가적 이해”에 따라서 “이견을 정치적 대화로 풀 것을 지지한다”라는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또 세르비아는 미얀마 군정에 무기를 수출한다는 보고서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얀마 관리들과 기관들을 제재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EU는 최근 미얀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개인 22명과 함께 국영 기업과 민영 기업 등 4곳을 최근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미얀마 군사정권의 ‘핵심 돈줄’ 역할을 하는 국영 석유∙가스 기업이 제재 대상에 올라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