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수도 진격...중국 군용기 또 타이완 방공구역 침범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군의 전면 공격이 25일로 이틀째 계속됐습니다. 러시아군은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하고, 수도 키예프를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중국 군용기 9대가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타이완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습니다. 영국이 홍콩 주민들에 대한 이민 문호를 더 확대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입니다. 지금 전황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전차를 앞세운 러시아 기갑부대가 파죽지세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폭격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키예프에서는 25일 새벽부터 폭음과 총격음이 계속됐는데요. 미국 뉴욕타임스는 자체 검증한 영상과 함께, 적어도 두 발의 지대공 미사일이 키예프 근처에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바로 가까이 왔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25일, 로이터 통신에 오후쯤에는 러시아군이 키예프 바로 외곽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날(24일) 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로부터 32km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의회에 보고했습니다.

진행자) 키예프는 지금 초비상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구 약 300만 명의 키예프시에서는 이날도 수십 차례 공습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시민들은 그때마다 지하철역 등으로 급히 대피하며 몸을 숨기고 있습니다. 최근 며칠 새 피난길에 오른 전체 우크라이나 국민은 약 10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내 다수의 군사시설이 파괴되고, 건물이 피격됐습니다. 많은 사람이 대피 지역으로 찾고 있는 폴란드 국경 도시 리비우에도 계속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북부에 있는 체르노빌 원전은 24일 러시아군에 넘어갔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확인하고, 일부 직원은 러시아군에 인질로 잡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체르노빌 원전은 핵물질을 보관하고 있는 곳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양측이 치열한 교전을 벌이면서 원전 일부가 파손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 원전 상태가 어떤지, 또 몇 명이 인질로 잡혀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체르노빌 원전 일대는 1986년 폭발 사고 후, 일반인의 거주가 불가능한 특별 관리 지역입니다.

진행자) 지금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현재까지 적어도 2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24일, 57명이 사망하고 169명이 다쳤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정확한 집계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편 러시아 쪽에서도 상당수 인명 피해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투 중인 군인들을 말하는 거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이 25일 영국 정보당국의 평가를 토대로 한 말인데요. 러시아 군인 약 450명이 24일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월러스 장관은 러시아가 침공 첫날 , 주요 목표물 확보에 실패하면서 450명 이상의 군인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피할 거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새벽 비디오 영상을 통해, 러시아 군인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신은 키예프에 그대로 남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용감하게 맞서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이 전쟁을 끝내는 방법에 관해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대화 용의가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회담할 수 있다며 사실상 항복을 요구했습니다. 중국은 국제 사회의 '침공'이라는 용어 사용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지 한인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24일 침공 첫 날, 64명이 아직 체류 중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약 30명은 곧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비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유경훈 씨는 전날과 달리 25일 현재, 리비우 시내 대형 상점과 은행은 모두 문을 닫았고, TV와 라디오에서는 계속 항전 방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폴란드로 가는 사람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차량 행렬이 너무 길어서, 걸어서 폴란드 국경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 세계 각국에서는 러시아의 행동에 분노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러시아 내에서도 러시아의 행동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24일 밤,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적어도 54개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러시아 당국은 1천700여 명을 체포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5일, 이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러시아인들은 사전 허가 없이 시위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각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발표하고 있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추가 제재와 수출 통제를 승인했습니다. 신규 제재는 1차 때 포함되지 않았던 ‘VTB’ 등 금융 기관, 푸틴 대통령 측근과 그 가족에 대한 제재가 포함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를 활용해 거래할 수 없게 만들 거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초강력 제재 수단으로 거론됐던 국제금융결제망 ‘스위프트(SWIFT)’에 대한 러시아 차단은 이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 측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은 25일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EU 내 자산 동결 포함, 추가 제재에 합의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즉각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 제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군용기들이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 또 진입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국방부가 24일, 중국 군용기 9대가 24일 ADIZ에 진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들에 경고하기 위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어떤 기종이 ADIZ에 진입한 겁니까?

기자) 네. 중국의 J-16 전투기 8대와 Y-8 정찰기 1대였습니다. 이들 군용기는 타이완이 통제 중인 프라타스 군도 북동쪽 상공에 진입했는데요. 프라타스 군도는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의 북단에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에도 중국 군용기들이 대거 ADIZ에 진입한 바 있었죠?

기자) 지난달 23일 중군 군용기 39대가 ADIZ에 들어갔고요. 다음 날인 24일에도 13대가 진입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는 게 국제법에 저촉되는 건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방공식별구역이라면 한 나라의 고유한 영공의 개념과는 달리, 국가 안보 차원에서 설정한 임의의 구역입니다. 하지만, 각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려면 사전에 해당국에 통보하는 게 관례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은 이런 관례를 인정하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타이완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인 ADIZ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군은 몇 년 전부터 타이완에 대한 무력 과시용으로 ADIZ에 자주 출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 정부가 들어서면서 양안 관계가 계속 악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6년 처음 취임하고 2020년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총통은 강력한 타이완 독립파인데요. 이에 중국은 타이완해협과 상공에 군함과 전투기를 보내서 타이완에 대한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도 많은 중국 전투기가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 940대의 중국 군용기가 타이완 쪽으로 출몰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초 나흘 동안에 무려 148대의 군용기가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차이 총통이 감시 태세를 강화하라고 최근 명령했군요?

기자) 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군과 관련 기관들에 타이완해협 주변의 군사 활동에 대한 감시와 경보 태세를 강화할 것을 최근 지시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다루고 있는 특별 실무조직의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했는데요. 그러면서 관련 당국에 타이완해협과 주변 지역의 군사적 상황 전개를 감시하고 조기경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강화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 정부가 홍콩 주민들에 대한 이민 문호를 더 확대하기로 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가 24일, 홍콩 주민들의 이민 프로그램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처는 중국 당국의 홍콩 민주주의 탄압이 더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에서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젊은 청년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호를 넓힌 거죠?

기자) 기존에는 1997년 이전에 출생해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가지고 있는 홍콩 주민들만 영국 이민 신청 자격이 부여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1997년 7월 1일 이후에 태어났고,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이 BNO를 소지한 18세 이상은 독립적으로 이민 신청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BNO’ 여권이라는 게 뭐죠?

기자) BNO 여권은 1997년 7월 1일, 영국이 중국에 홍콩을 반환하기 전까지, 홍콩 주민들에게 영국 정부가 발행했던 특수 여권입니다. 영국 정부는 중국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는 등 민주주의와 자치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1년여 전부터 이른바 ‘구명선(lifeboat plan)’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영국 정부가 앞으로는 BNO 여권을 갖고 있지 않은 홍콩인들에게도 이민 신청 자격을 주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존 프로그램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은 약 540만 명 정도였는데요. 앞으로 젊은 층까지 대상이 더 확대되면서 영국 이민을 모색하는 사람은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이번 조처는 10월부터 시행됩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기존 프로그램을 신청한 홍콩 주민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약 10만 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심사에서 통과된 사람들은 최대 5년 동안 영국에서 일이나 학업을 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영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영국 정부의 이 조처에 반발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영국이 자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BNO 여권을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월부로 BNO 여권 소지자에 대한 여행 증명과 신분 증명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