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최근 미사일 발사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한 시험이었다는 북한의 주장에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정찰용으로 쓰기에 너무 조악하고 정찰용 카메라를 로켓에 실을 이유도 없는 등 이번 발사는 우주 발사 목적을 가장한 탄도미사일 시험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의 멜리사 해넘 연구원은 28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왜 카메라 성능 시험을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넘 연구원] “I don't know particularly why you would test a camera in this way. So, testing some kind of equipment is plausible, although, typically, you wouldn't launch it on a rocket itself. You would put it in the satellite.”
해넘 연구원은 북한이 전날 쏜 준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정찰위성 개발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 시험”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통상 정찰용 카메라는 로켓 자체보다는 위성에 싣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7일 오전 7시 52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번 시험이 정찰위성에 쓰일 카메라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해당 카메라가 우주에서 한반도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국제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는 어떠한 정보도 얻어낼 수 없다면서, 정찰 보다는 지리학을 위한 사진으로 더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에 해상도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f anybody thinks we can get any intelligence out of that. It’s not an intelligence type of a picture. It’s maybe very good for geological purposes. But it's just no resolution there. So, whether they had something better on board, who knows? But that's not an intelligence related imager. So, I don't know what they're trying to prove or what they're saying.”
한센 연구원은 로켓에서 더 나은 사진을 찍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것을 토대로 봤을 때 로켓에 탑재된 카메라를 정찰용 카메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무엇을 증명하고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오랫동안 우주발사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춰 왔다며, 하지만 이번 미사일은 우주발사 역량 개발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e North Koreans had been very focused for a long time on developing a space launch capability. But this missile doesn't look like it's really a space launch capability. And as soon as you say that, you then say, ‘well, sure, we'll put a camera on it.’ And that way, we'll make it look like the purposes for a space launch, even though it's really a ballistic missile test.”
우주발사 목적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카메라를 장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번 시험은 실제로 탄도미사일 시험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정찰위성에 쓰일 카메라 성능 점검’이라고 규정한 것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줄이며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주 발사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Because by doing that, they reduce pressure on them. They claim that they've got the right to do space launches like any other country, and therefore this doesn't have anything to do with ballistic missiles. ‘Nobody should claim that they should be subject to sanctions because of this or otherwise punished, because they're just being innocent, doing space launches.’ Well, this one didn't look so much like that other than the fact that it took some not terribly good pictures.”
베넷 연구원은 북한은 순수한 목적으로 우주 발사를 하는 자신들이 제재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미사일 시험은 ‘화질이 좋지 않은 사진 몇 장을 찍은 것’을 빼고는 탄도미사일 시험과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로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가 분명하지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고 탄도미사일 역량에 대한 시험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벡톨 교수] “It is unclear what their major achievement is with the last launch, except that it continues to ratchet up tensions and test the capabilities of the ballistic missile force. I think the timing of the test may very well have been designed to remind us North Korea is still here and still able to deter Allied forces even as the world has its eyes focused on Ukraine.”
스탠포드대학의 해넘 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준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북한 정권이 군사 역량을 키우기 위해 내놓은 장기적인 계획에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군사 정찰위성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오랫동안 밝혀 왔다는 겁니다.
[녹취: 해넘 연구원] “It makes sense for their long-term goals as a military. It does make sense for them to want reconnaissance satellites. They've talked about this in media for a long time.”
북한은 앞서 지난해 1월 8차 당 대회에서 국방발전전략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군 정찰위성 개발을 제시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앞서 대륙간탄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 실험에 대한 유예를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을 언급했습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실제로 그렇게는 하지 않으면서 그런 방향으로 한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북한 정권의 시도로 보인다는 겁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When they said that they were going to lift the moratorium on ICBM tests and nuclear tests when they implied that with their statements, I think, this is probably their attempt to take a step to tell us that they're taking a step towards that without actually doing it.”
맥스웰 연구원은 이번 미사일 시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군사 역량 강화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은 국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과 상관 없이 그들의 군사 정찰 체계를 개발하고자 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t's possible that what we're seeing is just North Korea proceeding with their plans to develop a military reconnaissance system and they're just going ahead regardless of international events.”
벡톨 교수는 세계의 시선이 우크라이나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도 북한은 여전히 여기 있으며, 미국과 그 동맹들을 억지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미사일 시험 시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 "I think the timing of the test may very well have been designed to remind us North Korea is still here and still able to deter Allied forces even as the world has its eyes focused on Ukraine."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