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 올림픽 후 북한이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한 시험이었다는 주장했는데, 미국 내 전문가들은 그런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정찰용으로 쓰기에 너무 조악한 데다 정찰용 카메라를 로켓에 실을 이유도 없다면서, 이번 발사는 우주 발사 목적을 가장한 탄도미사일 시험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미국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의 멜리사 해넘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2월 27일 준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정찰위성 개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시험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문제점들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시험이 정찰위성에 쓰일 카메라 성능 점검이라면서 우주에서 한반도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는데, 카메라를 로켓에 싣는 이 같은 실험 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멜리사 해넘 / 미국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연구원
“북한이 왜 카메라 성능시험을 이런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통상 정찰용 카메라는 로켓 자체에 싣지 않습니다. 위성에 실어 발사하면 되기 때문이죠.”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국제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는 어떠한 정보를 얻어낼 수 없다면서, 사진에 해상도 자체가 없어 정찰보다는 지리학용 사진이 더 적합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닉 한센 / 국제협력센터 객원연구원
“이것은 정찰용 사진이 아닙니다. 아마도 지리학용으로는 좋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해상도 자체가 없습니다. 정찰 관련 영상이 아닙니다. 북한 정권이 무엇을 증명하고 말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번 발사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우주개발 역량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주개발을 가장한 탄도미사일 발사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은 순수한 목적으로 우주 발사를 하는 자신들이 제재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미사일 시험은 화질이 좋지 않은 사진 몇 장을 찍은 것을 빼고는 탄도미사일 시험과 다를 바 없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은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군사 역량 강화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핵과 미사일 시험 유예, 즉 모라토리엄 파기 수순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이 앞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와 핵실험에 대한 유예를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을 볼 때 이번 미사일 발사는 그런 방향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보입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고 탄도미사일 역량에 대한 시험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미국과 주변국에 과시하고 상기시키기 위해 미사일 시험을 맞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