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8년 폭파했다고 선전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 건물이 건축되는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이 공개됐는데,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재개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북한 영변과 강선, 평산에서 지속적인 핵 관련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가 7일 공개한 최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입니다.
위성사진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지난달 18일과 이달 4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시간 경과에 따른 이 일대의 변화가 뚜렷이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18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빈 공터였던 공간에 건축용 목재와 톱밥 등이 쌓여 있는 모습이 지난 4일 사진에는 선명하게 포착됐습니다.
또 핵시설 내 기존 건물이 있던 자리에 새 건물이 들어섰고, 건물 보수를 위해 새롭게 벌목한 목재를 쌓아두고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이번 위성사진을 분석한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은 건축과 갱도 지주 공사에 상당한 양의 목재를 사용해 왔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활동이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초기 징후가 포착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 조치한 이후 처음으로 현장에서 목격된 활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을 북한이 핵실험장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결정을 내렸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해 초 핵과 장거리미사일 활동 유예 조치 재개, 즉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상기시키며, 핵실험장 재개를 위해 준비된 상태로 되돌릴 계획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2006년부터 2017년 사이 여섯 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비핵화 조치의 일환이라며 폭파해 폐기했다고 선전했지만, 관련 전문가들을 초대하지 않고 일방적 행사로 진행해 실제 핵실험장 폐기에는 의문이 이어져 왔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핵실험 재개를 위한 준비가 되려면 최소 몇 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2018년 갱도 폭파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아예 다른 장소에서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강선 단지, 평산 등에서 핵 활동을 지속하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 이사회 개막 연설에서 지난해 8월 이사회 총회 보고 이후에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왔다면서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5MW(메가와트)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강선 단지와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도 활동 징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 NPT 안전조치의 이행을 위해 IAEA와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