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 해금강 호텔을 해체하고 있는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철거를 명령한 지 약 2년 5개월 만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금강산 해금강 호텔에서 변화가 처음 포착된 건 지난 6일입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5일부터 9일 사이에 촬영한 위성사진 자료를 살펴보면 6일부터 해금강 호텔의 오른편, 즉 북쪽 부근의 옥상 부근에 구멍이 뚫리거나 대형 중장비가 올라선 듯 전날과 달리 어두운 색깔로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어 다음날인 7일 위성사진에는 이 어두운 색상이 건물의 좀 더 남쪽으로 퍼져 있었으며 8일과 9일에는 건물 중심부까지 내려왔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5일 위성사진에선 호텔 바로 앞 육지 부분의 바닥이 깨끗한 상태라는 점을 알 수 있지만 6일 이후부턴 바닥에 중장비 등이 자리한 듯 대형 물체가 놓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해금강 호텔에서 위성사진에 포착될 만큼의 큰 변화가 관측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한국 언론들은 11일 한국 정부와 군 소식통 등을 인용해 북한이 금강산의 한국 측 시설에 대한 철거를 일부 시작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보도에는 어떤 시설에 대한 철거 작업이 시작됐는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해금강 호텔이 해체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금강산 관광지구의 항구에 위치한 수상 건물인 해금강 호텔은 북한이 소유권을 갖고 있지만 2000년부터 현대아산이 관리 해왔습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10월 해금강 호텔을 비롯한 금강산 내 여러 시설이 낡았다며 철거 명령을 내렸지만 이후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2년 넘게 아무런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금강산 관광지구에는 해금강 호텔 외에도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 금강산옥류관 등 현대아산이 보유하거나 북한으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아 운영해 온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들에 대해서도 철거를 명령했지만 해금강 호텔 외 시설에 대한 철거 여부는 위성사진의 낮은 화질로 판독이 불가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