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 협상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취한 일방적인 대 러시아 제재의 명백한 비우호적 성격을 고려해 관련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현 시점에서 일본과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지속할 의사가 없다”며 “우리에게 명백하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나라와 양자 관계에 관한 기본문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러시아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와 일본과의 무비자 방문에 관한 1991년 협정, 남쿠릴열도 거주 일본인들의 고향 방문 절차 간소화를 골자로 한 1999년 협정에 근거한 일본인의 무비자 여행 허가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남쿠릴열도 안 공동 경제활동에 관한 일본과의 대화에서도 탈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나라는 그동안 평화조약 체결의 핵심 조건인 2차세계전 이후 러시아가 점유한 남쿠릴열도(북방영토)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앞서 옛 소련과 일본은 1956년 공동선언에서 러시아가 쿠릴열도의 시코탄과 하보마이 2개 섬을 반환하는 대신 일본은 나머지 2개 섬인 이투루프와 쿠나시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과 안보조약을 체결하자 옛 소련은 쿠릴열도 영유권에 대한 기존 합의를 무효화했습니다.
두 나라는 이후 2001년 앞서 체결한 공동선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합의를 담은 이르쿠츠크 성명을 발표했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이 들어선 직후 일본 정부가 4개 섬 동시 반환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답보 상태에 빠졌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10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