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인 20억 명이 현재 분쟁 지역에 살고 있다고 유엔 사무총장이 지적했습니다. 영국 고위 법관 2명이 홍콩 최고법원에서 맡고 있던 직위에서 사임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지금 현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31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외곽과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정전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있습니다.
진행자) 수도 크이우와 체르니히우의 경우, 러시아가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약속한 곳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9일 우크라이나와 터키에서 가진 5차 평화협상을 마친 후, 수도 크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에 대한 군사 활동을 크게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발표가 나온 바로 직후부터 30일에도 러시아군의 폭격과 공습이 계속됐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말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체르니히우 주변에 폭격과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의 병력 이동 움직임은 확인됐습니까?
기자) 네. 30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소수 병력이 크이우에서 철수했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본대로 귀환한 게 아니라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영국 국방부도 31일, 여전히 대규모 병력이 크이우 동쪽과 서쪽 방면에 주둔 중이며, 며칠 내 치열한 교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는데요. AP 통신은 수도 크이우 외곽에서 31일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애초부터 미국과 국제 사회에서는 러시아의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며 러시아의 발표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 러시아의 발표 후 러시아가 행동으로 이행하는지 지켜보자며 신중한 반응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문서로 전달한 것으로 아는데요. 이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0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입장을 문서화해 전달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그 문서에서 최종 합의를 끌어낼 만한 어떠한 약속도 볼 수 없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그 문서에 어떤 내용을 담았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측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중립국 지위를 채택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다른 군사동맹체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서방 국가들로부터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받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 크름반도 같은 문제는 별도 조항으로 양국이 15년간 양자 회담을 통해 협의한다는 입장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의 포위가 30일 넘게 계속되고 있는 남부 마리우폴은 거의 함락 직전으로, 러시아는 도시의 90% 이상을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30일, 적십자 건물도 공격했다고 밝혔는데요. 우크라이나 의회 류드밀라 데니소바 인권감독관은 30일, 이 공격으로 인도적 구호품을 보관하고 있던 적십자 건물이 일부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마리우폴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대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마리우폴은 한때 인구 40만 명의 대도시였는데요. 마리우폴 시장에 따르면 여전히 16만 명이 마리우폴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마리우폴에서는 지금까지 민간인 5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따로 확인된 수치는 아닙니다. 한편 러시아는 31일 마리우폴에 휴전을 선언하고, 인도주의적 통로를 다시 개통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앞서 일부 주민들을 강제로 러시아 쪽으로 보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군사 활동을 축소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긴 지 몇 시간 후 즉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협상 내용과 진행 상황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를 위해 싸우고,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싸우고 있는 거라면, 이 중대한 시점에 도와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라며, 다시 한번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이 30일 두 정상의 통화 후 성명을 내놨는데요. 백악관은 두 지도자가 우크라이나의 안보 지원 요청을 이행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과 무기의 파급력,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위해 가능한 추가 지원을 식별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지속적인 노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정부에 5억 달러의 추가 지원 방침을 밝혔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규모 난민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고 있는데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분쟁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죠?
기자) 네.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0일 유엔평화구축위원회에 출석해 전 세계 분쟁 지역 상황을 설명하고 국제 사회의 각성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 인구는 지금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약 79억 명입니다. 그러니까 세계 인류의 4분의 1 넘는 사람들이 지금 분쟁 지역에 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래 지금 가장 많은 수의 사람이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분쟁 지역이라면 어느 곳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예멘, 시리아, 미얀마, 수단, 아이티, 아프리카 사헬 지역 등 오랜 내전 지역을 들 수 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제 여기에 우크라이나까지 더해지고 있다면서, 국제 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대재앙이 국경을 넘나들며 식량, 비료, 연료 가격을 치솟게 하고, 개발도상국에까지 재앙이 번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난민은 어느 정도나 발생했습니까?
기자) 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불과 한 달 새 1천50만 명가량의 피란민이 발생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 가운데 해외로 피란한 사람은 약 400만 명, 국내 피란민은 약 650만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쟁 전 우크라이나의 인구는 얼마나 됐죠?
기자) 개전 전에는 약 4천300만 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인구의 약 4분의 1이 국내외 피란민이 된 셈입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 어린이는 얼마나 될까요?
기자)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집을 떠나 해외로 피신한 어린이는 약 200만 명, 국내에 피신 중인 어린이는 약 250만 명에 달합니다. 해외로 피신한 어린이들은 대부분 폴란드로 갔는데요. 약 110만 명이 폴란드에 도착했고요. 루마니아, 몰도바,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공화국 등도 이들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적으로 난민의 수는 얼마나 되죠?
기자)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해 기준, 약 8천 400만 명이 전쟁이나 폭력, 인권 위협 등으로 집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지난1월 말 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56개국의 분쟁 지역을 기반으로 약 20억 명이 분쟁 지역에 살고 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우크라이나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인도주의적 지원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구테흐스 총장은 올해는 적어도 2억7천400만 달러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지난해에 비해 17% 증가한 규모입니다. 유엔은 구호 대상 1억8천300만 명의 지원하려면 410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 고위 법관 2명이 홍콩 최고법원에서 맡고 있던 직위에서 사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버트 리드 영국 대법원장은 자신과 패트릭 하지 대법원 판사가 홍콩 최고법원의 비상임 판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상임 판사직에서 물러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홍콩 국가보안법과 홍콩의 현 상황을 문제 삼았습니다. 리드 대법원장은 성명을 내고 “영국 대법원 판사들이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 가치를 어기는 홍콩 행정부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서는 홍콩에서 직을 계속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최고 법원에는 비상임 판사가 몇 명이나 있습니까?
기자) 이번에 2명이 물러나면서 10명이 남게 됐습니다. 이 가운데 6명이 영국 국적이고요. 나머지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국적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은퇴한 법률가들인데, 이와 달리 리드 대법원장과 하지 대법관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진행자) 영국 국적으로 비상임 판사인 사람 가운데 남은 6명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영국 대법원은 BBC 방송에 6명은 자리에 남기를 원하면 독자적으로 결정해서 남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국가보안법의 주요 내용이 뭐죠?
기자) 네. 크게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인데요. 적용 범위가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아 반중국, 민주 세력 탄압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관 사임과 관련해서 영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두 법관의 사임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홍콩 사법체계에 영국 법관이 참여하는 것이 억압을 정당화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러스 장관은 또 홍콩 상황이 임계점에 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법관이 참여함으로써 홍콩 정부의 잘못을 정당화해 주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러스 장관은 “홍콩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체계적으로 침식되는 것을 봐왔다”라면서 “홍콩 보안법이 발효된 이래 홍콩 당국이 언론, 표현, 그리고 집회의 자유를 탄압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유감이고 실망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람 행정장관은 성명을 내고 외국 국적의 비상임 판사들이 지난 25년 동안 가치 있는 기여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임이 홍콩 보안법이나, 표현, 정치적 자유와 관련이 있다는 근거 없는 추정을 강하게 부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홍콩 정부 대변인은 “홍콩이 기본적 권리와 자유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입증할 사례나 증거를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