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 내 노예해방을 이룬 워싱턴 시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기념관에서 매주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기도 모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현장 녹취: 노래] “이 세상 험하고 나 비록 약하나 늘 기도 힘쓰며 큰 권능 얻겠네. 주의 은혜로 대속하여서 피와 같이 붉은 죄 눈 같이 희겠네.”
영하로 뚝 떨어진 꽃샘 추위 속에 손을 모으는 사람들.
나지막이 부르는 노래와 기도에 눈물을 떨굽니다.
‘Jesus Saves(예수가 구원하신다)’라고 적힌 노란색 푯말 좌우로 나란히 있는 성조기와 태극기는 같은 자리에서 사계절을 지냈습니다.
20년째 전세계 기독교 박해국가 1위로 지목된 북한에 기독교 복음이 전파되기를 염원하는 ‘워싱턴 D.C 통일광장 기도회’
통일광장 기도회는 독일 라이프찌히에서 1982년 시작된 성 니콜라이 교회의 월요기도회가 모태가 됐고 2011년 서울역 광장에서 시작해 지금은 한국 50여 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 통일광장 기도회는 미 동부 필라델피아를 거쳐 워싱턴 D.C에 파송된 한인 이중인 선교사가 조평세 북한학 박사와 1년 전 시작했습니다.
두 가정이 시작한 기도회가 1년 새 150여명으로 늘었고, 지난 29일 통일광장 기도회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는 50여 명의 한인 기독교인이 모였습니다.
1985년 설립된 모퉁이돌 선교회 창립자 이삭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기독교인들에게 사랑을 강조했는데, 3명의 청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녹취:이삭 목사] “손가락이 잘린 상황에서 저와 만나서 복음을 전하게 되었고 나누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그 청년이 뭐라고 했냐 하면, 이제 제가 북한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요. 왜 돌아가느냐 그랬더니 ‘나는 당신을 만나서 예수를 믿게 되었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어머니는 예수를 전해 받은 일이 없으니까 우리가 어머니한테 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청년이 얼마 있다가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삭 목사에 따르면, 이 청년은 어머니를 만난 후 체포됐고 죽게 됐습니다.
이삭 목사는 지난 2010년 북한 여행 중 억류된 후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함께 귀국한 미국인 청년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를 언급하면서, 곰즈 씨의 사망 소식이 있은 지 얼마 안 돼 북한에 들어간 또 한 명의 청년 이야기를 꺼냅니다.
[녹취: 이삭 목사] ”그 후에 한국 청년 하나가 북한에 들어가서 복음을 전하다가 그는 정말 복음을 전했습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석방이 되어서 나왔는데 죄송합니다 이야기를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그냥 쫓아낸 게 아니고 그 청년의 생식기를 잘라서 내보내 버렸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다음 이야기예요. 그냥 돌려보내진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청년이 김정은에게 편지를 쓰는 거예요. “나는 당신이 복 받기를 원한다고 나와 함께 천국에 가기를 원한다”고.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그런 마음까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 저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줄 모릅니다.”
기독교 복음을 전하지 않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직무유기’라고 강조하는 이삭 목사.
중국뿐 아니라 북한에도 기독교 복음을 위해 힘든 일을 감당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이삭 목사] ”나를 괴롭힌 것과 상관없이 끝없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자들의 모습을 저는 사역을 통해 보았습니다. 중국에서 보았습니다. 교회가 무너졌습니다. 교회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십자가가 내려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복음을 전하는 일을 끊임없이 하는 교회 종들이 있고. 이 일은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에서도 믿음을 지켜가며 복음을 들려줄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기독교 복음화를 위해 장기간 성경을 번역했다는 이삭 목사는 성경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 목사는 15만권 인쇄를 위한 기부금을 최근 약속 받았다며 북한 주민 선교를 위한 참여와 순종은 주민들을 위한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축하 메시지를 전한 스미스 채플 연합감리교 강호 목사는 “워싱턴 D.C를 세계의 심장이라고 말한다”며, 심장에서 피를 뿜어 온 몸에 공급하듯 통일광장 기도가 북한 선교에 힘이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8명의 목회자가 참여해 메시지를 전하고, 북한과 한국, 미국 내 현재 상황에 대한 기도로 한 시간 넘게 진행됐습니다.
통일광장 기도회는 시시각각 변하는 정세에 따라 기도할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날은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다 공개 총살당한 고위 간부 자녀, 심각한 식량난 소식을 알리고 기도했습니다.
한국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 상황과 세계보건기구(WHO)의 낙태에 대한 새로운 지침도 화두였습니다.
3월 9일 WHO는 모든 나라가 낙태를 규제하는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새로운 지침을 제시했는데, 낙태는 “생명을 구하는 치료”이며 낙태의 완전한 비범죄화를 촉구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평세 박사는 워싱턴 D.C에서 기도하는 의미와 목적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녹취: 조평세 박사] “뉴스를 확인하고 정계와 학계, 사회를 살펴보고, 미국에 대한 기도 제목을 내놓고 설명하고 기도합니다. 미국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여기가 D,C라 중국이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상황도 있는데 미국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링컨기념관을 방문한 많은 관광객들이 지나가며 주최 측이 전시한 그림을 보고 전단지를 가져갑니다.
그림은 탈북자들이 북송된 후 겪는 혹독한 경험, 강제낙태, 강제 노동, 잔인하고 다양한 방식의 고문 등을 내용으로 한 삽화로 한국어와 영어로 설명돼 있습니다.
미시간에서 거주하는 40 대 인도계 미국인 남성 모스 씨는 VOA에, 현수막을 읽고 북한 정권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며 북한은 압제적인 정권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모스] “I read some of the banners here and I got some information that they are basically against the North Korean regime. the North Korean..”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과 입학을 앞둔 사라즈 씨는 지구촌 곳곳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면서, 그들을 돕고 싶어서 이 전공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사라즈 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북한에도 자신과 같은 보통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남북한 주민들이 언젠가는 함께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네바다에서 워싱턴을 방문한 세레나 양은 북한에서 강제낙태가 이뤄진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끔찍하다며, 한인들의 기도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레나 헨리] “I think the one was that affected me the most is the forced abortion, one is really really disturbing and sad. I hope the prayers help, I mean, honestly all you can do is pray for this and so.”
한편 30여년 세월을 북한 선교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삭 목사는 워싱턴 지역 한인 교회들에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삭 목사는 지난 30여 년 간 복음통일과 북한 선교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이삭 목사] “선교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지 통일이 먼저가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이 북한 선교 그러면 통일을 얘기하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물리적인 통일보다는 하나님의 나라가 그 땅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고 그것을 진행해야 된다고 제가 그렇게 믿고 있고요. 그런데 그런 개념들이 이제는 생기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진정한 의미의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그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회복되는 일들이 기도 생각들을 하기 시작한 것 같구요. 과거에는 안 그랬는데..”
한편 이중인 선교사는 워싱턴 D.C 통일광장 기도회를 필라델피아와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애틀란타, 텍사스 등지로 확대하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장양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