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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대규모 전투 임박"...프랑스 대선 '마크롱·르펜 대결' 압축


우크라이나군이 10일 돈바스 루한시크 근처에서 다연장 로켓 BM-21 '그라드'로 러시아군 진지를 포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10일 돈바스 루한시크 근처에서 다연장 로켓 BM-21 '그라드'로 러시아군 진지를 포격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로 집결하면서 대규모 전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후보의 대결 구도로 압축됐습니다. 걸프 주요국들과 레바논 간에 관계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등 북부 지역에서 후퇴한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일대로 재집결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주가 전쟁 판도에 결정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일대에 계속 폭격을 퍼붓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가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의 탱크, 차량, 대포 등을 파괴하며 러시아군의 공격을 여러 차례 격퇴했다고 영국 정보당국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돈바스에 새로운 전운이 감돌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앞서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8일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길이 13km에 달하는 러시아군 행렬이 포착됐는데요.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수천 대의 탱크와 장갑차, 항공기 등이 투입된 2차 대전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돈바스 전투는 국지전 형태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지휘 체계도 새로 정비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괄할 지휘관으로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군관구 사령관을 임명했는데요.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은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지휘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인물로, 결전을 앞두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도 비슷한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군 인사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드보르니코프 사령관은 시리아 전역에서 민간인에 대한 야만 행위를 한 전력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또 다른 범죄와 잔혹 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어떤 장군이 임명되든,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실패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지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다짐도 계속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설리번 보좌관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10일) 미국 언론과 잇따른 인터뷰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무기 지원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무기 지원을 계속해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성공적으로 대응하도록 확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도 연일 국제사회의 도움을 촉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전 후 각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화상 연설을 통해 지원을 호소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11일, 한국 정부에 도움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각국의 역사나 정치적 상황을 빗대 맞춤형 연설을 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한국 연설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한국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모인 여야 의원들에게 약 15분간 연설했는데요. 특별히 한국전쟁을 상기시켰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은 1950년대 전쟁을 겪었고, 수많은 목숨을 잃었지만 이겨냈다면서 그때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는데요. 우크라이나도 지금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바라는 구체적인 지원 분야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은 러시아의 배,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군사 장비가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막을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방탄 헬멧과 천막, 모포 등 군수물자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했지만, 살상 무기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무기 지원을 받게 된다면 국민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살리고 다른 국가들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해주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쪽에서는 어떤 별다른 움직임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9일에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하고, 11일에는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가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하는 등 확전을 막기 위한 유럽 지도자들의 행보도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함머 총리는 지난 2월 24일 개전 후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첫 유럽연합(EU) 국가 지도자입니다. 이런 가운데 EU 회원국은 11일, 러시아산 원유 금수 등 러시아에 대한 6차 제재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독일에서는 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있었다는 소식도 들리는군요?

기자) 네. 프랑크푸르트, 하노버 등 독일 주요 도시 곳곳에서 10일 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러시아 국기를 몸에 감거나 흔들며 러시아계 주민 차별 반대 구호를 외쳤습니다. 일부 시위자들은 푸틴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보였습니다.

진행자) 독일에 러시아계 주민들이 얼마나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계 주민은 약 120만 명, 우크라이나계 주민은 약 32만5천 명 정도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동독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독일에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인구도 많다고 하는데요. 시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괴롭힘과 차별 범죄가 늘고 있다고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시위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차별 문제를 항의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전쟁을 지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진 곳곳에서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몸에 감고 전쟁 반대를 외치는 맞불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프랑스로 가보겠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10일 치러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하면서 오는 24일 있을 결선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됐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의 득표율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개표가 99% 이뤄진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27.6%, 마린 르펜 후보가 23.4%를 차지해 결선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는 21.4%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결선 투표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대선에는 모두 12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요. 투표 전 여론 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3명이나 되고 9.5% 이상 지지를 받는 후보도 2명이나 있어 결선 투표는 기정사실이었습니다.

진행자)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1, 2위를 차지하면서 이제 결선투표에서 격돌하게 됐는데, 두 사람이 5년 만에 다시 맞붙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 때도 격돌했는데요. 당시 2차 결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르펜 후보를 거의 30% 넘는 표차로 누르고 압승을 거둔 바 있습니다.

진행자) 르펜 후보는 지금 세 번째 대권에 도전하는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2년과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대권 도전입니다. 르펜 후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으로 반유럽연합(EU), 반난민 정책을 주창해온 인물인데요.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색채를 많이 희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민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공약들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마크롱 대통령과의 격차를 계속 좁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연임에 도전하고 있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2002년 대선 이래, 현역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역사가 없는데요. 만일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다면 20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르펜 후보의 추격으로 쉽지 않은 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결선까지 약 2주일이 남은 건데요. 두 후보는 이 시간 어떤 일정을 소화하게 됩니까?

기자) 네. 주요 지역을 돌며 선거 운동을 펼치고, 다음 주에는 양자 TV 토론도 예정돼 있습니다.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를 얻는 것도 중요한데요. 현재 대부분의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은 지난 2017년과는 달리 두 후보의 격차가 훨씬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2주라는 기간 동안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11일, 경제적으로 낙후한 프랑스 북부 지역을 서둘러 방문하는 것으로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지난 1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경제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경제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랍권 국가들 간에 관계 회복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예멘이 지난주 잇달아 자국 대사를 레바논에 다시 파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반년 넘게 틀어졌던 아랍권 국가들의 관계 개선에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들 나라가 레바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현재 예멘 정부를 도와 예멘 내 후티 반군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레바논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가 이들 후티 반군을 지원하면서 수년째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결국, 레바논 주재 자국 대사들을 소환하고 레바논과의 교역을 중단하며 사실상 외교 관계를 단절했습니다.

진행자) 헤즈볼라도 예멘 내전에 관여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현재 예멘 내전은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쿠웨이트 등의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데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도 이란과 함께 시아파인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정치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멘 내전을 둘러싼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갈등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 걸프국들이 레바논과 관계를 끊은 어떤 결정적 사건 같은 게 있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10월, 레바논의 당시 정보장관이 사우디 연합군의 군사 개입을 비판한 게 갈등을 증폭시켰습니다. 당시 이 장관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격으로 예멘이 폐허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는데요. 이에 걸프국들은 즉각 반발하며 해당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해임 요구는 말도 안 된다며 거부했고요. 레바논 정부도 해당 장관의 발언이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을 일으킨 정보장관을 해임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상황이 악화하자 나중에 결국 사퇴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걸프 국가들과의 외교적 갈등은 해소되지 않은 거군요?

기자) 네, 그러면서 레바논의 경제난도 가중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걸프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잘 사는 나라들에 속하는데요. 반면 레바논은 오랜 정정 불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쳐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두 주요 원조국과의 외교 마찰로 경제 교류까지 끊기면서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레바논 정부가 구제금융도 신청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협상에 들어갔는데요. IMF는 지난주, 레바논 정부와 3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제공하는 초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IMF는 이사회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레바논의 경제 개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해 실제 집행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약 반년 만에 이른바 걸프 부국들과 해빙 조짐이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번 조처는 레바논의 온건파 정치 세력의 요청과 레바논 총리의 발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나집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최근 발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걸프 국가들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정치, 군사, 안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레바논 정부는 걸프 국가들의 움직임에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미카티 총리는 이들 국가를 레바논을 지원하는 기둥들로 비유하며, 레바논은 아랍권에 속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최상의 관계를 지킬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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