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처음으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미 국무부가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무역 증가율을 대거 하향 조정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처음으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는 용어를 썼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미국 중부 아이오와주를 방문해, 연일 고공행진 중인 연료비 안정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는데요. 그러면서 “여러분 가정의 예산, 연료를 채울 능력, 그 어떤 것도 독재자가 전쟁을 선포하고 지구 반대편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는 것에 달려서는 안 된다”라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행위에 대해 전쟁범죄라고 언급한 적은 있어도 집단학살이라는 표현을 쓴 건 처음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며 이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을 다시 받았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인들을 말살하려는 시도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고 증거도 쌓이고 있기 때문에 집단학살이라고 불렀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행동이 국제적으로 집단학살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것은 법조계에 맡길 일이지만, 나한테는 확실히 집단학살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제노사이드(집단학살)는 어떤 행위를 규정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는 특정 국민과 민족, 인종, 종교, 정치 집단의 전체나 일부를 말살하기 위해 집단 구성원을 살해하거나,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가하고, 생활 조건을 파괴하는 것, 출산을 막거나 강제 이주시키는 것 등을 말합니다.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는 2차 세계대전 후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과 관련해 처음 사용됐는데요. 1948년 유엔 총회가 제노사이드 방지를 위한 협약을 채택하면서 국제법상 범죄로 규정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관련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집단학살 발언에 대해 ‘악’에 맞서기 위한 진정한 지도자의 진정한 발언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그동안의 미국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러시아의 잔혹 행위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중화기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정상들과 크이우에서 5자 회담을 갖고 러시아 대응 방안을 논의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가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7억5천만 달러의 추가 안보 지원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 의회 고위 보좌관은 로이터 통신에, 최종안은 여전히 검토 중에 있지만, 곡사포 등 중화기 지상포격시스템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움직임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동부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와 정전 협상은 이제 막다른 길에 있다면서 서방을 맹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등 북부 지역에서 후퇴한 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11일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비공개로 진행됐고요. 크렘린궁은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이날,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정전 협상과 관련해 “또다시 상황은 우리를 막다른 길로 오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에 대해 종종 더 빨리 될 수는 없냐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는데요. 그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서방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존귀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이 힘들어지게 된 이유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말 터키 중재로 이스탄불에서 이뤄진 합의에서 벗어나고 부차 학살 등을 조작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 안전 보장에 크름반도와 세바스토폴, 돈바스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일정한 합의가 있었는데 이 합의가 후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부차 학살은 크이우 인근 지역 민간인 학살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퇴각한 크이우 외곽 도시 부차 등에서 근거리에서 총격당해 살해된 듯한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 시신이 100여구 이상 발견되면서 국제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관련 영상과 사진들은 가짜라며 일종의 서방의 심리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최근 고조되고 있는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서도 러시아를 모략하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의 국가별 인권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가 12일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러시아,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이집트, 북한 등의 권위주의 국가에서 여전히 인권 유린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무부는 매년 인권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는 의회의 승인에 따라 지난 1997년부터 매년 각국의 인권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가 외교, 경제, 인도주의적 지원 등 정책을 수립하는 근거 자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조사 대상은 몇 개국이나 됩니까?
기자) 통상 약 200개국입니다. 2021년 보고서는 198개국을 다뤘습니다. 유엔 회원국이 193개국이니까 거의 전 세계 모든 나라를 다룬다고 볼 수 있고요. 정식 국가가 아닌 팔레스타인 같은 지역의 상황도 다루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관한 국무부의 설명 들어보죠.
기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2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보고서 발간 기자 브리핑에서 연설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전 세계의 인권 상황이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 인권 관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특별히 지목한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제일 먼저 러시아를 지목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손이 묶인 채 거리에 방치된 시체들, 민간인들이 있던 극장과 기차역, 아파트 건물이 잔해 더미로 변하는 것 등 인권 후퇴가 남기는 것들을 목도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지금도 조직적이고 대규모 잔혹한 인권 유린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관한 보고서 부분에서 주목되는 걸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폭력과 체포, 투옥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당장 이번 주만도 푸틴 대통령의 주요 비판자이자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러시아 언론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씨가 체포돼 구금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정부 활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도 지금 투옥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는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 정적으로, 지난 2020년에는 독살 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수감 중인데요. 투옥 중인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시위를 독려하며 반푸틴 전선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비폭력, 평화적 시위대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보편적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겨냥해 억압적인 법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에 수감돼 있는 정치범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에 따르면 현재 약 65개국 이상에서 100만 명 이상의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다고 합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많은 나라들이 점점 더 많은 비판자를 수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언급됐습니까?
기자) 위구르족과 신장 내 다른 소수민족과 종교 단체에 대한 집단학살과 반인륜적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100만 명 이상을 재교육이라는 명분하에 강제 수용하는 등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13일, 미 국무부의 보고서는 거짓말과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부분도 볼까요?
기자) 북한의 경우, 불법 살인, 정부에 의한 강제 실종, 고문, 자의적 구금, 연좌제 등의 심각한 인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신종 코로나 대응을 이유로 규제와 국경 봉쇄 등 억압적인 위협과 살인이 고조됐다고 지적했고요. 한국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한국 정부의 모든 계층에서 많은 부정부패가 보고됐다고 지적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토지주택공사 비리 의혹, 조국 전 법무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 등을 들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세계 무역 증가율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WTO는 1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2년 전 세계 무역 규모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전망했습니다. WTO가 앞서 내놓은 예상치는 4.7%였는데요. 이번에 1.7%P 하향 조정했습니다. 2023년 전망치는 3.4%로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보고서는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언급했죠?
기자) 네. WTO는 GDP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4.1%에서 2.8%로 1.3%P 하향 조정했는데요. 2023년에는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WTO가 무역 규모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입니다. WTO 보고서는 한 달이 넘은 전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중요한 갈림길에 있던 세계 경제에 해를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파문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섰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팬데믹과 전쟁의 이중고가 공급망에 부담을 주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며 “생산·무역 성장 기대치도 끌어내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몇몇 중요한 품목의 주요 수출국이라 그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WTO는 2019년 기준으로 두 나라가 전 세계 밀의 25%, 보리는 15%, 그리고 해바라기 제품의 45%를 공급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식량뿐만 아니라 중요한 에너지 수출국이기도 하죠?
기자) 네. 전 세계 연료 시장에서 러시아가 9.4%를 차지하고 있고요. 천연가스 수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는 몇몇 중요한 광물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자동차 부품에 쓰이는 팔라듐의 주요 수출국 가운데 하나고요.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네온 수출국이기도 한데요. 두 나라 수출품이 많이 들어가는 유럽 지역이 최근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어떤 지역이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까?
기자) WTO 보고서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수입하는 곡물 가운데 50% 이상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들어오기 때문인데요.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식량 폭동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결단력 있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