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북 핵 수석대표가 18일 서울에서 만나 북한의 잇단 긴장 고조 행위를 규탄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18일 한국을 방문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 측 북 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외교부청사에서 회동을 가졌습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난 지 2주 만입니다.
두 수석대표는 북한이 향후 핵실험을 하는 등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양국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협의를 마친 뒤 “북한의 최근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한 양국의 규탄 입장을 재강조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불안정 조장 행위에 대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우리는 최근 세 차례의 ICBM을 포함해 북한의 올해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의했다”며 “핵실험 가능성을 포함해 북한의 미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우리는 한반도에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연합 억지력을 유지할 필요에 동의했다”며 “이는 미군과 한국 군이 18일 시작한 연합훈련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또 “동시에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어디서든 아무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노 본부장은 “성 김 대표와 2주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댄 것은 그만큼 정세가 대단히 민감한 시점에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 증강을 공언하는 만큼 우리는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등 고강도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강행할 경우 미-한은 물샐틈 없는 공조를 바탕으로 유엔 안보리 등에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간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나가는 게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성 김 대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모두발언에서 성 김 대표는 “이번 방한은 미국, 그리고 당연히 한국을 포함한 동맹의 안보를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라며 “이 중요한 정권 교체기에 노 본부장과 그의 팀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새로운 팀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노 본부장은 “우리는 아직 대화의 문을 열어둬야 하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평양이 미-한 동맹의 굳건함을 오판할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은 북한의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사실 공개와 전술핵 운용성 강화 언급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북한이 18일 시작된 미-한 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미국이 추진하는 새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등 대응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 김 대표는 19일에는 통일부 이인영 장관과 최영준 차관을 예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한 기간 김성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간사 등 차기 정부 인사들도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김 대표를 만난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18일 기자들에게 “이번 주에 서울을 방문한다고 연락을 받아서 아마 성 김 대표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